장애인은 투표하지 말라는 건지
5.31 지방선거가 장애인용 선거 홍보물 부재,
투표구 설치 문제 등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매우 미흡하다. 5·31지방선거 투표소가 2층에
설치될 예정인 인천시 중구 신포동 동사무소.
이 곳에서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등은 사실상
투표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선식기자 (블로그)ss2chung
 제4회 동시지방선거가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장애인을 위한 정책은 물론 장애인용 선거 홍보물 부재, 투표구 설치 문제 등 장애인 배려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역 장애인 단체 등은 오는 31일 열릴 동시지방선거에서도 장애인을 위한 배려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인천지역 등록 장애인 중 투표에 참가하는 장애인은 2만404명으로 이 중 지체 5천758명, 뇌병변 6천250명, 시각 2천570명, 신장 1천921명 등이다.
 하지만 인천지역 10개 군·구에 설치된 585개 투표구 중 상당수가 휠체어 접근이 불가능한 2층이나 지하에 설치됐다. 계양구의 경우 계산2동사무소 투표구에는 뇌병변 41명, 지체 32명 등 약 70여 명의 장애인이 투표에 참가할 예정이지만 휠체어 진입이 어려운 2층에 투표구를 설치했다. 더구나 이 곳은 장애인을 위한 승강기와 리프트 설치가 안돼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투표권 행사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 계양2동 투표구는 더욱 심각하다. 지하 1층에 투표구를 설치한 계양2동은 약 1천여 명의 장애인이 투표에 나서지만 이 곳 역시 장애인용 승강기와 리프트가 없다. 인천계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계자는 “전동 휠체어는 5명 이상 도우미가 필요할 뿐 아니라 대부분 계단폭이 좁아 장애인 투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지상 1층에 투표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2층에 투표구를 설치한 곳은 중구 신포·연안·신흥·송월동사무소를 비롯해 동구 송현1·2동사무소, 남구 도화2동사무소 등 약 20%에 이른다.
 선거철마다 지적 되는 후보들의 시각 장애인용 점자 선거 홍보물 제작도 인색하다.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은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때보다는 점자용 홍보물 제작이 늘었지만 그동안 꾸준한 캠페인과 후보자별 면담 실적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라고 밝혔다.
 복지관 관계자는 “후보 중 상당수가 권고 사항인 점자용 홍보물 제작에 소극적이거나 아예 만들지 않는 자도 있다”며 “문제는 후보들이 전시성 공약만을 펼칠 뿐 실제 장애인을 위한 행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금껏 진행된 지역 케이블T.V 후보자 합동 방송 토론회를 비롯해 다양한 후보자 토론회에서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통역이나 자막방송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인천지방선거장애인연대 관계자는 “이제라도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배려 등이 이뤄져야 한다”며 “앞으로 투표구와 점자용 홍보물, 자막 방송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장애인 차별 현황을 밝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주영·박석진기자 blog.itimes.co.kr/leejy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