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공원을 찾았다. 바람이 좀 불긴 했어도 날씨는 쾌청했다. 가족단위로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면서 휴일을 즐기고 있는 와중에 어딘가에서 확성기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림 전시하는 곳을 지나자마자 그 소리의 정체가 드러났다. 선거철만 되면 우리를 괴롭히는 확성기 소음이었다. 아무도 듣는 이 없는 후보자의 목소리가 메아리를 치며 공원에 놀러온 사람들의 모처럼 나들이를 방해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가장듣기 싫은 소음이 자동차의 신경질적인 경적소리와 홍보용 관광나이트 차가 지나갈 때 또는 소방차와 응급실차가 지나갈 때 걱정스러운 마음 한편으로 싸이렌 소리에 인상을 찌푸릴 것이다. 여기에 선거철이 되면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당색이 짙은 코믹 노래소리와 스피커가 터져 나갈 것 같은 후보자들의 선거 유세하는 목소리는 국민들이 관심을 보이며 다가가기 이전에 소음 공해로 인해 거부감부터 들 것이다. 선거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자기 이미지 홍보가 진정으로 국민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소음으로 느껴진다면 우리의 선거풍토를 다시 한번 뒤돌아 봐야할 것이다. 다른 후보자들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어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보다는 실천 가능한 공약과 알찬 내용을 담아소음으로 각인되기 이전에 준비되어있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후보자가 되었으면 한다.
 /전민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