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교육을 수축하는 첫 단계
 
나는 요즘 교사들의 비리를 낱낱이 들추어 보도하는 것을 보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무분별한 보도는 우리의 교육을 망치고 미래사회를 뒤흔들며 국가의 장래를 암담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비리를 저지른 교사들을 두둔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그들은 응당히 교단에서 물러나야하고 응분의 처벌을 당연히 받아야 한다. 이 길이 교육을 보호하는 길이며 밝은 교육의 미래를 여는 열쇠다. 이래야만 국가백년대계를 이루는 교육으로 이룩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교사에게 교육을 받고 있기에 그들의 비리를 낱낱이 공개한다는 것은 학생들이 교사를 불신하라는 말과 다름이 없는 것이므로 이는 교육을 망치도록 부추기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면 너무 심한 말이 될까?
어쩠든 교육은 학생들이 교사의 인격을 믿고 따를 때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진다. 교사를 불신할 때에는 어떠한 경우도 학생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진행시킨다 해도 정력낭비요, 시간의 낭비일 뿐이다.
우리가 해방 이후에서부터 70년대에 이르도록 우리 부모들이 생명 줄이라 할 수 있는 논밭까지 팔아가면서 학교에 보낸 것은 학생도, 학부모도 다 같이 교육을 믿었기 때문이요, 교육자의 권위를 인정해 주었기에 교육의 효과는 극대화 되어 현재 부강한 나라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그 때는 사회의 어수선한 틈을 따서 엄청나게 교육비리가 많았음에도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여 교육의 장을 이룩한 것은 오직 교사의 비리를 눈감아 준 것이 아니라 비리가 발생할 때마다 조용히 처벌해왔기 때문이며 오늘날처럼 교육이 무너지지는 않았다고 본다.
그러던 것이 90연대 후반에 와서 일부교사들의 작은 비리까지 모조리 폭로하고 학생들 보는 앞에서 경찰이 교사를 연행하는 일들이 서슴지 않고 자행됨에 따라 학생들에게 비치는 교사의 권위는 여지없이 추락하여 땅에 짓밟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교육이 완전 무너지고 말았다. 현재 교육의 현장을 보면 학생들이 교사의 말을 전혀 듣지 아니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학생들의 수가 점차 많아져 진정 교육을 받고 자하는 교실 분위기인지 자못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러한 실정에 이르다보니 요즘 젊은이들 간에는 학교교육이 이대로 간다면 결코 자기 자녀만은 학교를 보내지 아니하고 「홈스쿨」에서 가르치겠다고 말하는 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것은 공교육이 무너지는 소리가 아닌가?
요즘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학원과 학교를 혼동하고 있는 자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학원은 지식전달이 그 목적이라고 한다면 학교는 인성과 지성을 고루 갖춘 교육을 통해 국가와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을 육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런 까닭에 어느 누구의 인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려고 할 때 학교는 어디까지 나왔느냐고 흔히 뭇는데 그 이유는 여기에 있다.
교육은 교사의 권위가 그 생명이다. 교사의 권위가 망가졌을 때 교육이 무너지는 것이다. “한 나라의 장래는 그 나라의 교육으로 점칠 수 있고, 교육의 장래는 교사에 의해 이루어진다.”라는 말은 바로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성경(갈라디아서 3장24절 외 여러 절)에 몽학선생이 나온다. 그는 종의 신분이기는 하나 지혜롭기에 주인의 아들을 맡아 가르치는 몽학선생의 신분으로 격상된 것이다. 배움을 받는 아들이 16세가 되면 성인의 자격으로 아버지의 상속권을 받아 어엿한 주인이 되는데도 몽학선생은 거기에 이르기까지 조금도 구애받지 아니하고 구김살 없이 지도할 수 있었던 것은 거기에는 반드시 권위가 주워졌기 때문이다.
탈무드에 의하면 상전이 몽학선생에게 회초리를 들려주면서 아주 엄하게 가르치도록 권하고 있고, 아들에게도 아버지의 가르침이 곧 몽학선생의 가르침이라고까지 권위를 부여해주고 있다. 이 같은 권위부여가 교육을 교육되게 하는 것이다.
그간 우리가 교육자를 우대한다고 하여 무슨 생활비나 넉넉히 주고 사회적 지위를 높인다고 하여 우리가 원하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는 아기에게 사탕을 주어 달래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진정 미래가 있는 교육이 되려면 교사가 교육 이념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권위를 충분히 보장해 주어여 한다. 교사의 권위를 보장하지 않으면 교육의 미래도 없을 뿐 아니라 국가의 장래도 없다. 교육은 결코 경제논리가 아니다.
현재와 같이 교사가 단지 지식전달자로 절락시키면 시킬수록 우리나라 교육의 이념과 거리가 멀어져갈 뿐이다. 과거 우리는 교육 이념이 홍익인간 있기에 인간교육과 지식교육을 병행하여 교육의 틀을 이렇게 구축해 올렸다고 아무리 큰 소리를 쳐도 필요 없는 일이다.
교육은 현재에서 살아 움직이는 결실을 보지 못하는 한 그 과거는 현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이집트 찬란한 문명이 6천년이라 하지만 지금은 이집트가 그런 형편에 있는 한 그런 형편의 이집트로서의 평가밖에 받지 못한다. 우리 교육도 예외여야 할 아무런 특권도 부여받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진지한 노력이 없이는 미래도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너진 교육을 다시 구축해 올리는 도리밖에 없다. 그 첫 단계로 교사의 권위를 회복시키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먼저 교사의 비리에 대하여는 상급기관에 맡기고 세상에 폭로하는 보도만은 자제해야 한다. 이 길만이 학생들의 불신에서 자유로워진 교사가 되는 길이며, 교육을 정상화에 이르도록 돕는 첫 단계일 것이다.
 
필자 ; 하 재 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