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시-박은창
혼자서 감당할 외로움 너무 많아서
가끔 나도 몰래 지치기도 했어
불꺼진 빈방에 들어서 맨 처음 하는 일이
자고 있는 곰인형을 깨워 주는 일
 
너에게 해보고픈 말이 너무 많아서
오늘도 주저리 주저리 하는 얘기가
자정을 넘기고 서도
 
한참을 지나
어느새 새벽달이 져
찬물에 머리를 행구어 대고
눈물로 얼굴을 씻어
오늘도 네가 없는 밤을 혼자 새웠지
늘 익숙해 지진 않아.
 
혼자서 감당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가끔 나도 몰래 울기도 했어
길가다 우연히 바라본 하늘에
햇볕은 너의 그 곰인형을 재우던 시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