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홍배 자유문예 발행인
 우리가 하는 일들을 보면 정말 내가 빠지면 모든 일이 멈춰버릴 것만 같은 걱정을 하고 그 걱정을 이기지 못해 계속 그 일을 붙들고 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이제는 손을 놓아야 될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일을 붙들고 있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다른 사람들이 일하는 데에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 사람만을 통해 일하지 않습니다. 또한 한 시대에만 일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역사가 이루어 집니다. 우리가 우리 일에서 물러나지 못하고 집착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자기욕심에서 비롯된 교만함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레밍쥐’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노루웨이에 사는 쥐인데 다른 쥐에게서 볼 수 없는 괴이한 행동을 한다고 합니다. 3~4년만 지나면 폭발적으로 숫자가 늘어나는데 어느 봄이나 가을에 가장 밀도가 높은 쥐들이 갑자기 야음을 틈타 이동하면 나중에는 다른 쥐들도 그들을 따라나서 바닷가로 달려가고 막다른 벼랑에 와서 잠시 멈칫하며 주저하다가 한마리가 용감하게 바다로 뛰어들면 차례로 떨어져 결국 모두 바다에 빠져 집단 자살을 한다는군요.
이런 발작적인 행동의 확실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때가 되면 늙은 쥐들이 죽어줌으로써
집단의 밀도를 조절하여 결과적으로는 종족보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런일들이 3~4년주기로 반복된다하니 늙은 쥐들이 젊은쥐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자연계의 아름다운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최고의 도박사들은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기 때문에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은 승리하는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조금만 더'라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도박장에서 돈을 다 잃어버린다고 합니다.
우리는 부자가 되고 싶어하고, 권력을 갖고 싶어하고,성공자가 되고 싶어하고, 싸움에서 이기고 싶어합니다. 그런 일련의 일들 모두는 결국 최종적으로 행복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두를 움켜쥐고 있는 동안은 마음을 놓을 수도,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도, 편안하게, 또는 자유로울 수도 없습니다. 그러면 결국 부를 갖는 것이나 사회적 성공, 권력이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계속적으로 이기고, 상대방을 정복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욕심이 과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그 결과 사리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스스로의 목숨조차 부지하기 어렵게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겼어도 물러날 때가 있으며, 적당히 지고도 물러날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상대방을 무참히 짓밟겠다는 생각이나,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다음에 물러나는 처사는 참으로 우둔한 전술이라 하겠습니다.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정확히 판단하고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은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반드시 갖추어야할 덕목입니다. 행운과 불운이 번갈아 찾아오면 사람들은 불운에 대비할 자세를 갖추고 준비하지만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일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식물도 잎을 떨어뜨려 새순이 나올 자리를 마련해준다고 하는데 인간만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날줄 모르고 나 아니면 안되는 욕심과 집착을 부리는지 가끔 TV에서 동물의 세계를 봅니다. 본능과 질서, 집단생활을 통해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인간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합니다.
어쩌면 신은 자연과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통해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