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 이후 부상공백 깨고 재기
▲제주시청 권은주 선수
 ‘권은주가 부활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출전 이후 4년의 공백을 깨고 여자 마라톤 한국 기록 보유자 권은주(30·제주시청)가 되살아났다.
 제6회 인천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린 26일, 더 이상 선수 생활은 힘들 것이란 우려 속에 권은주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부상으로 인한 장기간의 공백, 그녀에게 이번 대회는 은퇴와 재기를 결정할 일생일대의 경기였다. 한국 기록 보유자의 명성에 흠집을 내지 않을까 그녀의 고민은 한 발씩 내딛을 때마다 무겁게 따라 다녔다. 하지만 마라톤을 다시 시작할 때 다짐한 ‘이제는 마라톤을 즐겨야 한다, 더 이상 기록과 성적에 얽매이지 말자’는 자신과의 약속을 잊지 않았다.
 피니쉬라인을 앞두고 권은주가 장진숙(경기도청)과 결승점을 향해 1위 다툼을 하자 대회 본부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권은주의 부활을 예감했다. 마침내 “권은주가 살아났다. 그녀가 돌아왔다” 한국 육상계 관계자들이 일제히 탄성을 터뜨렸다.
 여자 하프 부문 우승, 그녀에게는 4년의 공백을 깨고 재기에 성공한 어느 대회 우승보다 값진 결과였다.
 그녀는 “한국 기록 보유자라는 족쇄가 레이스를 펼칠 때마다 부담으로 따라다녔다”며 “이제야 마라톤이란 어떤 것인가를 조금은 깨닫게 된 것 같다”는 소감을 나타냈다.
 현재까지 권은주가 지난 1997년 10월26일 ‘춘천국제마라톤대회’에서 세운 2시간26분12초의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그녀가 또 다시 한국 마라톤의 ‘신화’를 쓰기 위해 되돌아온 것이다. /이주영기자 (블로그)leejy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