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길 인천 남동구의회 의원
필자는 지난 2003년 노무현 대통령께서 집권당이 17대 총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저는 ‘반통령’밖에 안 된다는 발언에 근거 ‘대통령과 반통령’이란 제목으로 인천일보에 기고한 바 있다.
당시 필자는 대통령께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이 먼저인지, 대통령이 먼저인지, 깨달아야 하며 국민의 대통령이 되어 달라는 주문을 하였다.
지난 14일 대통령은 전국 공무원들에게 보낸 ‘대통령의 아침’이란 이메일을 공개했다. 정부 정책 홍보사이트인 “국정 브리핑을 열심히 보면 나라 돌아가는 모습을 훨씬 정확하게 볼 수 있고, 일도 두 배 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정말 대한민국이 이 국정 브리핑이 전하는 대로 국민들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키고 있는지, 공무원들이 무슨 일을 두 배로 잘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국민들의 생각을 대통령의 생각에 맞추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통령이 국민들의 민심을 반영하여 정책을 세워야 하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대통령께서 보낸 이메일은 공무원들의 하는 일에 대한 생각과 방향을 간접적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일선 공무원들은 법을 마지막으로 집행하는 자로서 원칙과 소신을 갖고 일하고 있다. 일선 공무원들이 일을 두 배로 잘하려면 우선 중앙부처의 올바른 정책과 민의를 충분히 반영하여 계획한 사업을 준비하여야 한다. 또한 막강한 힘과 권한을 갖고 있는 중앙정부의 사무를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여 국민들이 원하는 요구를 현실적으로 반영하도록 하여야 하며, 그에 필요한 권한도 부여해야 더 잘할 수 있다. 대통령의 생각을 반영하기에 앞서 국민들의 생각을 먼저 반영하고, 비판의 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나라 돌아가는 모습은 현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배고픈 국민들이 가장 잘 알 것이고, 부른 자들은 모를 것이다. 대통령은 관료들의 생각과 판단으로 정리된 현실을 정책중심으로 하되 국민들의 작은 소리에 귀기울여 국민의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끝으로 대통령님께 한 가지 묻고 싶다. 대통령께서 정부 관료들에게 특정 언론과의 접촉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접촉을 하려면 “옷 벗을 각오로 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럼, 정부를 비판하는 국민들과의 접촉도 하지 못하게 할 것인지 알고 싶다.
민주주의는 올바른 비판과 견제 그리고 과감한 칭찬과 격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