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짜장면(나는 ‘자장면’이란 표기법을 수용하지 않는다)이 도입된 지 올해로 100주년이 되었다 하며, 그 창구였던 인천광역시에서는 ‘짜장면축제’를 연례행사화 하며 좋은 반응도 받고 있다.
한데,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며 이웃나라에서 건너 온 한 그릇의 음식이 어떻게 우리나라 국민에게 고루 환영받는 식품이 되어 축제까지 열리게 하는지에 새삼 생각이 이르며 그 정체성을 짚어 봤다.
그 결과 우선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흔히 중국음식이라고 이해되는 짜장면은 이미 오래 전부터 100% 한국화된 사실상의 우리 토속음식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웬만한 곳에서라면 모두 즐길 수 있을 짜장면이 원조(元祖)국이라 할 중국 내에서는 그 자취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내 관찰 경험으론 짜장면을 제공하는 음식점의 비율이 0.1%도 안 된다) 설혹 있더라도, 외관만 우리것과 비슷할 뿐 그 맛은 상당한 차이가 난다. 또, 우리 손으로 만들어 중국 내 몇몇 도시에 진출한 ‘한국짜장면’이 그 맛과 향으로써 적지 않은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지도 여러 해이다.
즉, 보급성과 질에서 우리의 경우가 훨씬 광범위하고 우수한 것이다.
따라서 짜장면과 그 축제를 더 이상 중국 내지 중국적 이미지와 연관시키는 것에서 당당히 벗어나는 동시에 이제는 또하나의 우리 대표브랜드화하려는 의식의 전환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 의견이다.
우리가 만든 서양식 스낵식품 초코파이가 중국에서 뿐 아니라 거의 전세계적 히트상품이 되었듯이, 짜장면이 인천발 ‘메이드인 코리아’ 상표를 단 채 오대양 육대주를 흐르고 연결하는 “코리언웨이브(Korean wave)!”로 발전할 날을 기대해 본다.
/ 남재우(南載祐) 국제업무 프리랜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