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칠 인천시민어버이대학 이사장
요새 사회가 너무 시끄럽고 소란하다. 전교조의 연가투쟁 보류, 교총의 교육실정 규탄대회, 교원평가제 수용을 촉구하는 학부모 대표의 삭발, 학교운영위원회의 교원평가 반대하는 교사들의 퇴출운동, 합의없이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행정부...
이것을 조용히 생각해 보면 각자의 이기주의나 방법의 미숙 때문이다.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가 맡은 일을 책임감을 가지고, 성급한 치적이나 성과욕을 버리고 차근차근히 충실하게 일하라. 일에는 빨리 서둘러야 할 일이 있고 천천히 할 것이 따로 있는 법이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빨리 하려다가 담을 쪽박을 깨면 박씨를 심어 다시 담을 쪽박을 만들어 준비할 때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작은 일이거나 큰 일이거나 모든 일의 원리는 같다. 단체나 정부나 국민은 하나의 목표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 각자 임무나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서로를 감싸주어야 한다.
너는 우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야 된다, 그것을 위해서 여럿이 감시하겠다. 잘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온다, 내쫓는다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방식은 좋지 않다. 그렇게 하면 마지못해 겉으로는 하는 척하는 태도를 보일는지는 몰라도 성과는 없을 것이다. 인간사에서의 시간의 흐름은 연습이 아니다. 지나면 다시 오지 못한다. 그때 인생을 지낸 사람은 피해가 많다. 교사가 마음에서 우러나와 진심으로 열심히 일하게 해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노력하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을 못들었는가. 그러나 마지못해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가운데서 강요에 의해 업무를 수행한다면 교육의 질이나 결과는 좋지 못할 것이다. 교사를 평가하는 것은 교사들에게 공감대를 얻지 못할 것이요, 거부감을 자아내게 될 것이다. 토닥거리고 설득하고 옳은 행동을 보이고 성심성을 보이라. 추위가 여러 날 계속되지 않으면 서리는 내리지 않으며, 따뜻함이 여러 날 계속되지 않으면 얼음이 녹지 않는다(寒不累時 則霜不降, 溫不兼日 則氷不釋 한불루시 즉상불강, 온불겸일 즉빙불석)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은 과정과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성사될 수 없고, 비록 이루어졌다고 해도 부작용이 많아 기다리고 설득하여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낫지 않는가.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물론 빨리 성과를 냈으면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헝크러진 교육을 바로잡는 일은 공장에서 빨강색의 물건을 만들다가 기계 몇개 부분을 바꾸어서 파란 또는 모양이 다른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 같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다같이 깨달아 차근차근히 교육문제를 풀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육은 급히 서둘러서는 안된다. (治亂敎猶治亂繩 不可急也 치란교유치란승 불가급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