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구 정부물품재활용센타 대표,`에코저널'자문위원)
 연수구 재활용센타 폐쇄문제를 놓고 인천지역 환경단체의 입장과 이에 대한 구청의 반응이 대비되어 몇몇 지역언론에 소개되었다.
 여기서 잠깐 들여다보자. 무엇이 문제인가? 재활용센타의 공과와 역할에 대한 환경정책상의 개방적인 토론과 협의, 그리고 대책마련이 주제로 되고 있는 것인가? 마치 우리의 정치현실이 그러하듯이 여기서도.. 답은 “아니다”이다. 사실관계는 이렇다.  재활용센타 폐쇄문제는 아예 “폐쇄”라는 단어조차 언급되지 않았다. 연수구청의 공문에는 “구의회의 자원봉사센타 신축결정으로 활용이 불가하니 협조바란다”라고 되어 있다. 또한 언론보도를 보면 거기다가 환경 주무부서인 청소과로서 자신의 무능을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담당자의 입으로 “여타 중고물품센타의 난립으로 특혜 우려가 있고 그 동안 재활용센타가 사익을 추구했다는 여론도 있다”라는 등의 뒷말과 곁말을 취재기자들을 상대로 거침없이 해댄 듯하다.
 좋다. 그러나 폐쇄할 때 하더라도 이런 식의 책임 아닌 책임, 누명 아닌 누명을 힘없는 재활용센타에 덮어씌우는 것은 심히 부당하다.
 생각해보자. 도대체 민간의 독서실이 난립한다고 공립도서관이 필요없으며 수많은 청소업체들이 있다고 구청 청소과가 필요없다는 말인가?
  월간 유지경비의 보존도 어려운 조건하에서 대형가구류의 무료수거민원 처리, 사회복지모금회 월정액 기탁, 관내복지단체 물품기증 등을 꾸준히 실행에 옮기며 근근이 운영수지를 맞추어오고 있는 재활용센타측에 사익을 추구해왔다는 식의 일부의 트집잡기를 그대로 앵무새처럼 정책 당국자가 되뇌는 모양은 실로 권력가진 자의 약자에 대한 횡포고 환경행정 담당자로서의 무능과 비소신을 감추려는 비겁한 행동이다.
 사익이라니? 판매수익금으로 재활용센타 직원들에게 넉넉지 못한 월급을 주는 것이 사익추구인가? 그리고 단 한푼의 지원은 커녕 오히려 이벤트 행사인 물물교환 장터 내지는 순수한 자원봉사형태와 격에 맞지 않는 엉뚱한 비교를 하면서 사익추구한다고 비난하면 도대체 환경부훈령과 청소과와 앞뒤 말이 맞는 것인가?
 물물교환 장터에 자신이 쓰던 소형물건을 직접 들고 나오는 사람들과 그런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중 그 누가 전담인력과 차량,설비,장소라는 자체 시스템을 가지고 일상적 업무로서 지역내 대형폐기물의 수거의무를 1일 10여건씩 365일 수행할 수 있단 말인가?
 또한 지역에 산재해있는 순전히 영리목적의 알뜰매장과 중고전자상점의 경우 자신의 좁을 뿐더러 값비싼 임대점포 공간에서 과연 어느 점주가 전혀 돈이 될 수 없는 대형가구폐기물의 수거를 하고 있겠는가? 비교가 될 수없는 것을 비교하며 난립이니, 특혜니,사익추구니 하고 트집을 잡고 있는 연수구청 청소과를 보면 차라리 당당하게 그냥 우리구에서는 대형폐기물 재활용센타가 없기를 바란다고~솔직히 당당히 말하는 것이 더 낫다.
 또 하나의 폐쇄이유로 인천의 다른 구에서 잘 안되고 있으니까 그나마 있던 곳까지 폐쇄할 명분이 선다니? 거꾸로 그간 어려운 여건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유지해온 하나의 곳을 이제 제대로 지원하고 감독하여 공익적 지역재활용센타로 발전시키고 활성화할 방안을 연구해도 모자랄 판 아닌가?
 경기도 안산시,의정부시,용인시를 비롯하여 특히 서울 22개구 위탁 재활용센타가 모두 잘되는 이유는 사업자들의 열심도 있지만 서울시 청소사업본부의 확실한 지원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 특히 서울 은평구의 경우 (사)재활용협회 측에 대형폐기물의 재활용뿐만 아니라 스티카판매 및 수거업무까지를 통합 위탁하여 예산절감,주민편의 ,재활용률제고 등 놀라운 성과를 나타내어 선진적 환경행정에 관심이 있는 각 시군구의 경우 진지하게 벤치마킹하려 하고 있는 마당이다.
 마지막으로 다시 짚어보자. 근본적으로 대형폐기물분야의 재활용은 예산만 낭비하고 수익도 못내고 유지 지속도 안되니까 마땅히 관이 해야 할 일을 민간단체에게 대행 및 위탁운영하는 관점, 민관합작 제3섹타의 사례로 보아 특별히 육성하고 지원해야 한다. 수많은 국내외의 사례에서 명백히 드러났듯이 그럴 때만이 비로소 한편으로 공익성, 책임성을 다른 한편으로 사업성,지속성을 다함께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수구는 환경부가 설치운용할 것을 각 지자체에 지침과 의무사항으로 권고하는 재활용센타를 폐지하고 그 자리에 자원봉사센타를 짓는다고 한다. 자원봉사센타는 그야말로 회의와 연락,교육을 할 사무공간이 필요한 곳이고, 재활용센타는 사람들이 쓰다버린 폐기대상물품을 많이 적치하고 수리전시하여 새로운 사용자에게 염가판매하는 작업공간이 필요한 곳이다.
 거대 연수구청 신청사 최상층의 그 수많은 여유공간들은 다 어떡하고 하필 옥련동 한 구석에 있는 재활용센타 자리를 뺏어야 한다는 말인가? 다시 여러여러 사람들이 그런저런 물품들이 있어야 할 자리를 강제로 차지하고.. 현재가 미래를 외면해버리며.. 또한 뜻깊어야 할 자원봉사활동이 본의 아니게 3D환경산업과 그 일꾼들을 뒷전으로 밀어내는 그런 꼴이다.
 개발논리와 빛나는 명분이 앞선 곳에서 환경이 훼손되고 파괴되었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 우리 일상에서 강자의 언어 폭력을 동반하며 슬그머니 다시 반복되는 것은 아닌가? 실로 안타까울 뿐이다.
 앞날의 자원봉사센타의 뜻깊은 출발을 위해서라도 현재 바로 그 자리에 있는 재활용센타에 대한 대안과 활성화에 관련당국이 더 이상 책임회피와 제 얼굴 침뱉기 식의 비난을 중지하고 진지하게 나서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