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진산 문학산에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계획이 가시화 되면서 지역의 최대 논란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미사일 배치 저지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에 들어간 상태다. 문학산에 묻혀있는 각종 문화재를 보존해야 한다, 또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미국의 미사일배치계획(MD)의 일환이다며 각종 반대 의견이 신문지면에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분명히 한가지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문학산에 미사일이 배치됨으로써 가장 큰 문제는 인천 시민의 생명과 재산권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98년 문학산 인근 봉재산에 배치된 나이키 미사일이 자동으로 발사돼 공중에서 폭발함으로써 연수구 일대에서 다량의 피해가 발생한 사고가 있었다. 재산권 피해도 상당했다. 지난 2003년 봉재산에 위치한 나이키 미사일로 인해 인근 송도 국제도시 개발사업이 전면 중단된 적이 있다. 미사일이 배치된 곳에서 반경 수km내에서는 고층 건물을 올릴 수 없도록 한 군사보호법 규제 때문이다. 당시 이 규제에 따라 송도국제도시내 테크노파크 갯벌센터 건립사업이 2층까지 건축이 진행된 상황에서 전격 중단했다. 이에 인천시는 국방부와 급히 협의를 갖고 봉재산 나이키 미사일의 조속한 영종 이전을 전제로 규제를 풀은 적이 있다.
봉재산의 미사일 부대와 문학산의 미사일 레이더 시설은 최근 영종으로 모두 이전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문학산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와 인천시는 당시 이전 논의에서 문학산 군부대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합의를 했음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다가 최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고 더구나 향후 이곳에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분노까지 사고 있다. 더욱이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이전에도 나이키 미사일을 대체해 호크 미사일이 실전 배치된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더욱 논란을 빚고 있다. 그동안 문학산에는 단순 레이더 기지만 설치돼 있어 폭발 위험 등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이곳에 실전 미사일이 배치될 경우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문학산 인근 연수구와 남구 시가지가 미사일 위험반경 내에 포함돼 예전처럼 미사일 오폭사고가 발생할 경우 시민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상존하게 된다. 또한 미사일 위험반경 내 각종 개발계획이 규제를 받을 가능성도 큰 실정이다. 실제로 연수구 동춘지구 재개발계획과 특혜논란이 일고 있고 있는 송도유원지 고층빌딩 개발계획도 물건너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권을 담보로 인천의 중심인 문학산에 어떤 미사일이든 실제로 배치된다면 그 책임은 당연히 국방부와 인천시가 져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군사보안이라는 미명 아래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시민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이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국방부와 인천시는 깊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남창섭기자 (블로그)cs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