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 재우 국제업무 프리랜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우교수
   중국 경제가 부상하는 가운데 이달 중순 ‘세계화상대회(世界華商大會)’가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으로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어느 도시보다도 오랜 기간 동안 중국과의 교류협력을 추구해 온 인천광역시의 경우에는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오는 손님 반갑게 맞아 상호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요 몇 년 사이 우리사회에서 소위 ‘화교(경제권)’ 관련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와 조류 속에는 왜곡되거나 과장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우려되어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화교(華僑)’에 대한 정의부터 올바르게 할 필요가 있다. 원래 화교란 중국 국민 중에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을 가리키는 데서 생겨난 개념이다. 따라서, 이미 수백 년 또는 수십 년 전 중국에서 국외로 나가 국적을 바꾸고 정착한, 동남아나 북미 유럽 등 지 국가의 국민들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특히,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화교의 개념에 따를 경우 우리 국민들 중 상당수도 그에 해당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초래될 수 있다.
 둘째, 우리사회에서 잘못 정의되고 있는 소위 ‘화교’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은 중화인민공화국 내에서 정치, 사회적 측면에서는 도리어 요주의 내지 감시 대상이기도 하기에 그들은 결코 중국인의 한 부분으로 이해될 수 없으며, 중국의 국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셋째, 화교(내지 화상)의 대부분은 실제로는 주재국에서 별다른 사회적,경제적 실력을갖고 있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일부 성공한 경우에도, 이미 현지 국민인 동시에 사회구성원인 이들은 더 이상 중국을 상징하거나 그 잠재력을 가리키기 힘들다.
 넷째, ‘세계화상(대회)조직’은 결코 그 어떤 전체적 구속력이나 통솔력을 구비한 조직이 아닌 채, 현실 이해관계에 따른 친목단체적 성격을 넘어서지 못한다. 설혹, 그 내부에서 결속력을 보이는 일부의 경우에도 어디까지나 그들 자체의 협력사항에 그치고 만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여 소위 ‘화교(경제)권’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서 벗어날 필요성을 제기하는 동시에 오히려 경계할 여지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지난 2001년부터 우리나라 사회에서 제기된 외국인들에 대한 영주권, 참정권 부여 요구와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영주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은 바로 화교와 그 주위 인사들이 주축되어 비롯된 것이었으며, 우리 정부 측에서는 그에 부응하는 조치들을 상당 부분 취한 바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당초 제시된 기대치와는 전혀 다른 채, 우리나라에 대한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IMF사태 이전에 비해 대폭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도 ‘화교권’에 의한 투자는 지극히 미미한 상황이다. 즉 겉과 속이 다른 것으로서, 그 배경에 깔려있었을 수도 있는 저의에 의구심을 갖게 되며, 이번 세계화상대회가 일부 불순하거나 관련 이익추구 집단에 의해 악용될 가능성조차 경계하게 된다.
 한편, 그들에 의해 일부 이뤄지고 있는 투자의 내용 구성 측면에서도 주로 부동산이나 요식업 등에 쏠리고 있어, 연구개발이나 제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경우와는 분명히 구분됨도 주목할 만하다고 하겠다.
 “상대방을 (제대로) 알아야 위태롭지 않다”라는 병서(兵書)의 경구(警句)를 현실 비즈니스 전개에서도 새기고 활용할 필요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