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11일동안 경기도의회 임시회가 열린다. 이번 회기에는 제6대 의회 제4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이 다시 제출돼 있다. 지난 두 차례 회기동안 처리를 하지 못하고 미뤄온 안건이다. 도의원 가운데 18명을 선출해 집행부가 편성해 제출한 올해 2차 추경예산안과 내년 본예산을 심사할 임무를 맡기는 일이다.
도민들이 세금으로 낸 ‘돈’을 다루는 일인만큼 도민의 입장에서 보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 안건이 석달 동안이나 미뤄진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이런 공적인 중요성과는 거리가 멀다. 요약하면 ‘자리 나누기’를 원칙으로 할 것이냐 예산심사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우선에 둘 것이냐의 논란이었다. 더 투박하게 풀면 예산에 눈이 밝은 사람과 한 번 해봤던 사람을 몇이라도 특위에 넣어서 예산 심사를 잘하자는 주장을 도의원들 능력이 다 거기서 거기니 한번씩 돌아가면서 해야한다는 주장이 딴지를 계속 놓은 꼴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대표단이 능률의 원칙을 정해 놓고도 일의 앞과 뒤를 정확하게 가려 처리하지 못한 것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예산심사라는 도의회의 공적인 일을 개인적인 명예와 자리에 견주어 판단하는 도의원들의 사심(私心)이다. 도의원들이 사심을 앞세우는 동안 예산심사는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회기에 급조된 특위가 아무런 준비없이 예산심사를 하든지 아니면 이번에도 위원선임이 어려워지면 아예 추경예산심사를 다음 회기로 미루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어느 쪽이든 큰 문제다.
부실심사가 됐든, 승인이 안돼 예산 집행을 못하든 도의회는 직무유기의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됐다. 누구든 공적인 일에 앞서 사심을 품게되면 공적인 일은 뒤로 밀리게 마련이다.
내년이 지방선거다. 자치단체장에 출마하겠다는 도의원도 많고, 대부분의 의원들이 재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홍보용 명함에 예결특위 위원 이력 한줄 넣기 위해 도의원의 임무를 뒷전에 두고 사심을 품은 사람이 다시 도민들의 선택을 기대할 수는 없다. 도민들의 눈은 밝다./송명희기자 (블로그)thim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