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사연 수필가. 인천시약사회장
9월 23일로 성매매방지법 시행 1년을 맞았다.
경찰청 발표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5,500여 명에 달하던 집창촌 성매매 여성이 2,600여 명으로 절반이 줄었고 업소 수도 1,000여 개가 감소된 600여 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천시도 300여 명으로 추산되던 숭의동과 학익동의 성매매 여성이 110여 명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이런 결과는 성을 산 남성들도 처벌의 대상이 되며, 검찰이 법원에 해당 남녀에 대해 보호청구처분을 하면 판사가 보호관찰, 사회봉사 및 수강명령, 상담 및 치료위탁 등에 처할 수 있어 수요가 줄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성매매를 포기한 여성들에게 긴급생계비를 최장 12개월 동안 40만원씩 지급, 직업훈련지원비 300만원, 창업자금 3,000만원을 1년 거치 3년간 무이자로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을 내놓았다.
인천 숭의동 옐로하우스의 경우에도 지난해 12월, 96명이던 성매매 여성이 금년 8월엔 60명으로 감소되었으며 그중 13명이 타 직종에 취업, 귀가 9명, 창업 1명, 취업 준비 교육 여성도 7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여성가족부의 올해 성매매 여성 자활 예산이 고작 210억 원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이러한 발표 수치를 접하며 성매매금지법의 효과에 대해 공감하는 국민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문방구점이나 잡화점에 가면 두더지 게임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두더지 머리를 방망이로 내려치면 그 순간 얻어맞은 두더지는 기계 안으로 숨고 옆에서 다른 두더지가 고개를 내민다.
약이 올라 온 힘을 다해 양손으로 방망이질을 하지만 결국 몸살만 앓게 되는 놀이기구이다.
금년 7, 8월 중 경찰의 집중 단속에서 성매매가 적발된 현장은 유흥업소가 31.1%, 인터넷은 32%, 유사성행위업소는 17.4%에 이르나 정작 집창촌은 6%에 불과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특히 금년 1월부터 40일 동안 실시한 단속 결과 검거된 청소년 성매매 사범 572명 중 82%가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속칭 ‘미아리 텍사스’촌에서 성매매를 하던 여성들은 인근 돈암동과 수유동 일대의 안마시술소 등으로 빠져나갔다고 한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에 의하면 ‘성매매 단속 이후 불법으로 도우미를 고용하고 2차까지 나가는 노래방 때문에 술 판매와 여성접대부 고용이 가능한 유흥업소는 비싼 세금을 내면서도 영업이 안 돼 40%가 휴. 폐업을 했다’고 밝혔다.
심지어는 고시촌을 파고든 스포츠 마사지 업소, 설문 조사나 상품판매원으로 원룸을 직접 방문하는 성매매, 티켓다방과 연계한 비디오방, 유흥업소 종사자와의 해외여행까지 횡행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현실은 일반 대중음식점 허가를 낸 술집이 주택가까지 침투하여 유흥골목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동구 간석동에는 유서 깊은 사찰 ‘약사사’가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에 참석한 총무스님은 요즘 들어 사찰 입구와 주변까지 침투한 술집 접대부들의 낯부끄러운 호객행위가 극심해졌으나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어느 기관의 업무인지 책임을 다 해달라고 호소했다.
게다가 이곳은 오래 전부터 속칭 ‘담요 부대’ 혹은 ‘박카스 부대’라는 여성들이 주야를 가리지 않고 숲속에 자리 잡고 있다가 술 취한 노인들을 유혹하여 성을 매매하고 금반지 등 귀금속을 절취하기까지 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이지만 오늘에 이르기까지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인류역사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오는 성매매!. 보다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파헤치지 않는 한 현재의 단속은 두더지 게임과 다를 바가 없다.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집창촌을 찾는다는 절박한 독신 남성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 길을 택한 여성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