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5시 경기지방경찰청 5층에 마련된 국감장. 이날 경기경찰청에 대한 국회 행자위의 국정감사는 예년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답변을 끊기, 직원들 앞에서 청장 야단치기, 마치 용의자를 추궁하는 듯 몰아세우기 식의 예년의 국감장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거의 모든 의원들은 “경기지방청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치안업무를 담당해줘서 고맙다”는 등의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또 의원들마다 “경찰1인당 인구수 820명으로 서울(418명)의 두배에 이르는데 청장은 증원계획이 있나” 등 공권력 확충을 요구하는 질의가 끊이지 않았다.
모 의원은 “지금 경기경찰의 1인당 치안업무로는 한계에 이르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가”라고 묻고 “청장이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서울경찰청 수준에 맞는 조직과 인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당부했다. 물론 경기경찰청의 일상적인 치안업무에 대한 문제점도 몇가지 지적됐다.
매년 나오는 질의인 ‘경기도내 외국인범죄 심각’,‘경기도 어린이 보호구역내 교통사고 최다발생’, ‘비위경찰관 많다’,‘5대범죄 검거율 낮다’ 등은 올해도 명절날마다 TV 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는 성룡영화처럼 또 나왔다.
과연 경기경찰이 1년여동안 한 일이 이것밖에 없었을까. 경찰 4명이 직위해제된 ‘오산세교 철거민 농성현장의 새총사건’,‘7.10 평택 미군기지 확산저지 평화대행진에서 경찰의 폭력진압 명령건’등은 질의에서 아예 빠지거나 해당지역구 의원의 단발성 질의로 끝나고 말았다.
국감을 앞두고 만난 한 경찰은 “경기경찰의 자질론을 갖고 의원들에게 집중 추궁당할 것은 오산세교 새총사건뿐”이라며 “잘 넘어가야 할텐데”라고 걱정했었다.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경찰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경찰이 걱정했던 내용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감이 끝난 뒤 한 경찰은 “의원들이 경기도청에 대한 국감을 치열하게 치렀기 때문인지 경기경찰청의 국감은 예상외로 쉽게 끝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올 국감은 ‘막가파식 질의’와 ‘나무라고 호통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날카로운 질의로 경찰의 사죄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모습도 함께 자취를 감춰 씁쓸함이 가시지 않았다.
 /홍성수기자 (블로그)ss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