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병마와 싸워야 하는 장기입원 어린이환자들에게 즐거운 학교생활은 꿈에나 그려보던 소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국내 최초로 「어린이병원학교」를 이달 중순 설립, 병실어린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어린이병원 7층에 20평 규모로 마련될 어린이병원학교는 장기간 투병으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는 어린이환자가 치료후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소아과 의사들이 바쁜 진료스케줄에도 불구, 교사를 자원하고 나서 훈훈한 화제를 낳고 있다.

 어린이병원학교는 백혈병, 골육종, 뇌종양, 신경아세포종 등 어린이 암환자, 장기적인 입원치료를 받아야하는 정형외과 어린이환자, 장기적 투석치료를 받는 어린이 신장질환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수업은 올바른 성격형성을 위한 전인교육에 역점을 두어 학업지도는 물론 음악, 미술, 컴퓨터 등 개인의 특성을 살린 특별활동중심으로 진행된다. 어린이들의 오랜 투병 기간동안 흐트러진 예의와 바른생활을 교정하는 「예절교육」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학습단위는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로 나누고 유치부는 그리기, 만들기 위주로 교육한다.

 교사진은 우선 자원봉사자로 구성된다. 수학과 자연(생물)은 서울대병원의 의사들이, 국어와 사회는 교사자격증이 있는 직원들이, 음악은 단국대 음대 백미영교수와 제자들이, 미술은 서울대 미대 대학원생인 염혜원씨가, 컴퓨터는 (주)삼성SDS직원이, 공작은 서울대 수학과 대학원생이, 한자는 서울대병원 소아과 신희영교수가, 성경은 소망교회 유아부 김지수씨가 맡는다.

 또 교재는 교보생명 교육문화재단에서 제공하며 컴퓨터는 (주)삼성SDS, 도서와그림은 (주)둘리나라에서 기증할 예정. 완치 백혈병어린이 부모인 조문현씨(41·동화작가)는 피아노와 동화책인세로 받은 1천만원의 후원금을 지원키로 하는 등 각계의 성원도 답지하고 있다.

 이 병원학교는 독지가의 후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어린이병원학교는 상주하는 교원을 확보하기위해 종로구청에 2000년 1월 교사출신 공익근무요원(2명)의 배정을 신청한 상태다.

 또 병원학교의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과정만 이수해도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어린이병원학교를 정식 교육기관으로 추진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외국의 예를 보면 일본 도쿄대병원이 병원학교를 설립한지 3년만인 올해초 3명의 어린이 환자에게 문부성에서 인정하는 졸업장을 수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