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인천전문대 무용과 교수

 고향 부산을 떠나 인천에 온지 꼭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인천은 서울과 가까우니 부산보다는 훨씬 다양한 삶 속에서 공연 활동을 새롭게, 열정적으로 할 수 있으리라는 계획과 기대감에 나의 첫 공연은 준비되었다.

 공연을 하기까지 만나야 하고 거쳐야 하는 기관 사람들과의 새로운 만남, 그리고 그들로부터 받을 첫 인상을 생각하며 설<&03524>던 기억이 난다. 그것은 인천에서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나의 큰 기대와 각오가 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공연을 앞두고 준비된 보도자료를 기사화할 수 있는 여러 곳으로 보내 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공연내용을 알기 위해 연락온 곳이 없었으며 공연 안내문 한 줄조차 실을 수 없었다. 문화지면이 없는 것도 아니고 공연이 많아 기사들 선별해야 하는 실정도 아닐텐데….

 공연자가 프로그램을 각 연계 단체에 보내는 것은 오래된 습관적 예의로 정보 교환을 통한 연대감의 필요성이라 인식된다. 나와 내가 소속된 단체에는 프로그램 발송으로 우리의 알림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장르와 규모의 대·소를 떠나 문화마당의 소식을 알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인천에도 1개의 지역 방송국이 생겨났고 이제는 지역방송을 통해 우리의 무용공연을 대중에게 홍보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하였으나 아직은 기회가 오지 않고 있다.

 주변에서는 왜 찾아다니며 인사를 해보지 않느냐고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만남의 순서인가라는 생각에 보도자료를 보내는 일 마저 의기소침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현장속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런 만남을 기다리는 동안 그 순간은 서서히 찾아왔고 이제야 내가 이곳 인천에서 인사이더로서 존재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쁨을 비로소 가지게 되었다.

 새 천년의 의미는 크다. 공연은 행위자 혼자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또 행위자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각자의 역할을 바로 인식할 때, 서로의 발전은 더해 가는 것이고 예술이 누릴 수 있는 절대 위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