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개회되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가 전열 가다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7대 첫 정기국회 때 `벼랑끝 대치'를 이어가며 개혁입법 파동을 겪었던
여야로서는 이미 전단(戰端)이 드리우기 시작한 정기국회를 앞두고 또다시 긴장  속
에 `결전'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정국의 핵으로 등장한 X파일 사건처리는 물론 각종 민생.개혁입법  처리를
둘러싸고 여러 곳에서 전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여야 모두 `비장한' 각오로  입법
대결에 대비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야는 일단 금주부터 결산심사를 위해 문을 여는 각 상임위를 중심으로 정기국
회에서 처리할 입법 및 예산안을 점검하고 이달말 워크숍을 열어  최종  입법전략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열린우리당은 오는 29∼30일, 한나라당은 26일  각각  워크숍을
예정하고 있다.
    여야 모두 이번 정기국회의 키워드를 `민생'으로 내걸고 있는 점은 `닮은 꼴'이
지만 주요법안을 들여다보면 정치적 이해가 상충하고 있어 심의과정이 순탄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X파일 관련입법 및 개혁입법 =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맞붙을 입법은 단연 X파
일 처리 관련 법안이다.
    야4당의 `공조' 속에서 특검법을 추진하는 한나라당과 특별법이라는 대항카드를
들고 나온 우리당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소야(小野)를 중심으로  한
복잡한 `짝짓기'가 전개될 경우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음달 중순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는  법안처리를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몰고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혁법안 가운데 사립학교법은 정기국회 초반 기싸움을 좌우할 쟁점법안으로 부
상할 것으로 보인다.
    사학법은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다음달 16일까지 심사기
일이 지정돼있어 그때까지 원만한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할 경우 자칫 완충장치 없이
여야가 충돌할 개연성도 점쳐진다.
    작년 개혁입법 파동을 불러일으킨 국가보안법 개.폐논쟁의 재점화여부도 주목된
다. 작년말 국보법 폐지를 강행하다 실패한 우리당은 다시금 입법 드라이브를  걸려
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다만 정치여건과 분위기상 작년과 같은 `적극성'을 띨
지는 미지수다.
    ◇경제.민생 관련 입법 = 경제관련 안건 가운데 여야간 대립이 예상되는 안건은
추경예산안 편성이다.
    우리당은 세수부족분에다 서민층 `필수'지원 자금을 합치면 최소 5조원대의  추
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
성 예산편성"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심의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이달말 발표되는 부동산대책의 후속입법 조치를 놓고도 여야간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고, 재벌개혁 정책기조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는  금융산업구조개
선법 개정안 처리도 여야간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
    6월 임시국회에서 넘어온 쌀협상 비준안도 시급히 처리해야할 사안으로  꼽히지
만 여야간 이견이 남아 있어 순조롭게 처리될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그밖에도 비정규직 관련법, 자이툰부대 이라크파병 연장안,  공직부패수사처법,
국방개혁법, 교원평가제 관련법 등 여아간 갈등의 촉매제로 작용할 법안들이 무수히
도사리고 있다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정기국회 의사일정 이견 = 여야는 당장 정기국회 `일정표'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다음주중 원내수석부대표 접촉을 갖고 의사일정을  협
의할 예정이지만 쉽게 입장차를 좁히기는 어려워보인다.
    무엇보다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민심의 향배를 가를 10.26 재.보선 일정이 끼
여있는 점이 여야로서는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민감한 이슈가 불거져나올 소지가 큰 대정부질문 일정을  재.보선에  앞서
잡을 것이냐, 뒤로 미룰 것이냐를 놓고 여야의 속내가 맞부딪히고 있다는 관측이다.
대법원장 및 대법관 3명의 인사청문회를 놓고도 여야간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회의 감사문제를 놓고도  또
다시 논란이 일 가능성이 커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