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은 족히 넘은 듯한 낡은 아파트 각 층마다 내 걸린 긴 빨래 줄의 옷가지. 오래된 담벼락에 그려진 익살맞은 그림 등.
 어려웠던 시절 옛 모습의 향수를 그대로 간직한 인천의 마지막 달동네 ‘송림동 8번지’의 풍경이다.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인천 도시디카 탐사’ 모임이 인천의 도시 공간 이곳 저곳을 산책하듯이 둘러보고 기록하며 담소하는 가운데, 인천의 현재와 미래를 더듬어보고자 찍은 사진들이다.
 지난해 5월 만들어진 후 매달 진행된 탐사 모임은 그동안 인천의 여러 곳을 사진에 담았다.
 지난해 6월 ‘배가 닿지 않은 포구 화수부두와 만수부두’를 시작으로 ‘유흥시설로 가득 차 예전의 향수를 잃어 버린 시흥시 월곶포구’, ‘똥 고개 너머 철탑 아래 인천의 마직막 달동네 송림동 8번지’, ‘군부대가 눌러앉아 예전의 산성은 온데간데없는 문학산’, ‘특별한 사람들(?)이 모여 살 송도 신도시’, ‘개발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소래 해양생태공원’등을 돌아다녔다.
 지난 12일에는 개발과 변화 속에 잊혀 가는 인천의 모습을 담아 ‘디카 사진전’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사진전에서는 최근 3차례에 걸친 경매 끝에 한 개인기업에 낙찰된 작약도의 모습을 담아내기도 했다.
 방치된 채 쓰러져 버린 안내표지판과 흉가로 남은 옛 별장들이 천덕꾸러기로 변한 작약도의 지금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아직 5∼6명의 회원 정도만 매달 탐사모임에 나오고 있지만 이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이희환 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각종 개발로 변하고, 잊혀 가는 인천을 모습을 담아 인천의 미래를 고민하는 규모는 작지만 그 의미는 큰 모임”이라며 “앞으로도 연안부두와 수봉공원 등 인천 곳곳을 걸어다니며 과거와 미래를 사진으로 남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창섭기자 blog.itimes.co.kr /csnam
 
 사진설명=예전의 북적이던 모습은 사라지고 인천 앞바다 낚싯배들의 전초기지로 변한 만석부두의 모습. /사진제공=인천도시환경연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