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 우는 사연(36)

 말없이 자식을 내려다보고 있던 송기수 농장원 부부의 눈가엔 이내 눈물이 맺혔다. 드러내놓고 말은 못해도 그들 부부의 눈엔 어느새 자기 자식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사람이 누군가 하는 의문으로 가득 찼고, 그들을 붙잡아 처벌해 달라고 당에다 신소라도 해야 반분이라도 풀리겠다며 턱뼈가 부러져 인사불성이 되어 있는 자식의 안면을 뚫어지게 지켜봤다. 얼굴의 반쪽은 깁스가 되어 있고, 오른쪽 이마 옆은 일곱 바늘이나 꿰맨 상처 부위를 거즈를 대고 반창고를 발라놓아 송영기 학생은 가족들도 얼굴만 보고는 병상에 누워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분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정남숙 과장은 그런 가족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게 병원에 실려올 때 송영기 학생이 입고 있던 옷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송기수 농장원 부부는 간호장이 들고 온 옷을 보고 난 뒤에야 병상에 누워 있는 사람이 자기 아들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 아이가 어카다 이케 다쳐습네까?』

 송기수 농장원이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수사일꾼을 쳐다봤다. 염지순 농장원(사관장의 어머니)은 남편 옆에 서서 병상에 누워 있는 아들만 뚫어지게 내려다봤다. 금방 통곡이라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이 걱정스러운듯 원무과 책임지도원이 재빨리 말을 막았다.

 『자, 신원 확인이 끝났으면 다른 이야기는 밖에 나가서 합세다.』

 정남숙 과장은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며 송기수 농장원과 염지순 농장원을 향해 병실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두 부부는 병상 곁에 서 아들을 지켜보다 잠에서 깨어나면 경위라도 물어보고 싶은 눈치였지만 원무과 책임지도원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두 부부는 몇 차례 한숨을 쉬며 아들을 내려다보다 정기택 안전원과 함께 병실 밖으로 나왔다.

 『송영기 학생이 어떻게 하다 저렇게 다쳤는지는 수사가 끝나면 우당리분주소를 통해 연락이 갈 것입네다. 그리고 자세한 진료결과는 며칠 더 지나봐야 될 것 같습네다. 궁금하시더라도 그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최종결과가 나오면 환자의 가족과 함께 치료문제에 대해 담화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보겠습네다.』

 정남숙 과장이 지금까지의 경과를 설명해 주며 두 부부를 위로했다. 송기수 농장원 부부는 가타부타 대답도 없이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들은 날벼락을 맞은 표정으로 꺼질 듯이 한숨만 내뱉고 있었다. 그런 모습이 딱한지 정기택 안전원이 수사일꾼의 표정을 살피며 눈치 빠르게 끼어 들었다.

 『기렇게 하시라요. 오늘 여기 온 것은 어젯밤 봉변을 당한 사람이 송 아바이 막내아들이 확실한가, 수사상의 요건을 확인하기 위해 왔지, 부모도 못 알아볼 만큼 다친 사람을 붙잡고 사건의 경위를 알아보기 위해 온 것은 아니오. 기러니까니 오늘은 그만 일어나시오. 여기 있는 과장 동지도 진료결과가 나오면 다시 담화시간을 마련하갔다고 말하지 않소. 나는 지도원 동무와 함께 강혜기 동무의 병실에도 가봐야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