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길을 걷게될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정성을 모았다.
 재능대 아동문학과(옛 문예창작과) 내 소모임인 ‘메르헨’ 출신 졸업생들이 그 동안 신춘문예에 당선하거나 문학상을 수상해 받은 상금의 일부를 적립, 학과 장학금으로 냈다.
 메르헨은 옛 부터 전해내려오는 설화나 민담, 전설 등을 뜻하는 독일어로 이 모임은 동화작가를 꿈꾸는 학생들의 모임이다. 습작과 독서토론을 통해 실력을 쌓고 있다. 졸업후에도 정식 등단해 동화작가가 됐거나, 아직 예비작가로 글 쓰기에 여념없지만 매주 토요일 모임을 갖고 있다.
 2000년 이 모임을 처음 만들 당시 학생들이 농담삼아 한 약속이 있다. 각종 문학상에서 수상하거나 신춘문예에 당선되면 상금의 10%를 모아 후배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로 한 것. 그 동안 모임을 통해 쌓은 실력이 빛을 내기 시작했고, 이번에 그 약속을 지키게 된 것이다.
 올해 부산일보 신춘문예 단편 동화부문에서 ‘큰 오빠’로 당선된 이현미(28·99학번)씨가 상금으로 받은 300만원 중 30만원을 냈다. 2003년 ‘엄마의 나무’로 최연소로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심희정(23·01학번)씨나, 늦깎이 학생으로 지난해 도서출판 ‘푸른책들’이 처음 주최한 ‘푸른문학상’ 당선자인 박지숙(38·01학번)씨도 이미 상금의 일부를 떼어냈다.
 이밖에도 어린이 잡지 새벗의 현상 공모에 당선된 이옥주(99학번)씨를 비롯해 회원들은 수상 상금을 적립해왔다.
 이번에 이들 졸업생들이 학과에 전달한 장학금은 100만원 정도. 심희정씨는 “그리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같은 길을 걸어갈 후배들을 위해 쓰였으면 한다”며 “우리학과와 모임 출신자들 중 수상자나 등단작가가 늘어 많은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kimjuhee@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