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인천미술대전 서양화 대상 및 입선
 ▲환경수채화전 우수상
 ▲대한민국 청년 비엔날레(대구 2004)
 
 ?작가노트
 아버지와의 추억은 아주 많다. 말린 물고기를 보면 아버지가 떠오른다. 바다와 연관된 어린 시절의 빛 바랜 추억은 어쩌면 화석이 만들어지던 그 옛날의 일처럼 아련하다. 아버지는 낚시와 사진을 좋아하셔서 늘 큰 딸인 나를 섬으로 바다로 데리고 다니며 많은 것을 보여 주셨다.
 어린 딸의 눈과 마음은 그래서 바다를 향해 자유롭게 열려 있었다. 아버지가 보여주신 긴 시간으로의 여행 때문인지 지금도 그 어린 딸이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하고 따뜻한 그 무엇을 찾아다니는 나를 자주 발견한다. 어린 딸은 그 때 이미 태고의 바다까지 동경하였을지 모른다.
 말린 물고기를 바라보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물고기 자체의 굴곡진 형태나 질감들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다. 사물에 대한 통상적인 지각 습관에서 벗어나 물고기를 나 자신과 대화하듯이 바라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처음 그림을 시작할 때 뭐가 어떻게 될 것인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시작했다. 지금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그리기는 이미 나의 삶 안에 터를 잡아 버렸다. 어느 순간부턴가 일과 휴식의 시간을 오가며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나는 기존의 원본적 대상에 들러붙어 있는 이미지의 횡포와 싸움을 계속하고 싶다. 곧이곧대로 말린 물고기를 그려 봤자 그것은 뻔한 정물화가 되고 만다. 그것보다는 보여지는 대상과 물리적 유사성의 구속적 이미지의 바깥에서 나라는 차이를 느끼고 싶은 것이다. 누구나 바라볼 수 있는 말린 물고기로부터 나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