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산소극장이 개관 기념 마지막 행사로 26일부터 5일간 ‘하품영화제’를 개최한다.
 영화평론가 박명진 교수와 함께 하는 ‘하품영화제’는 작품성이나 제작비 등 세간의 주목을 받았으나 흥행면에서는 실패한 국내·외 영화를 선보이는 자리다.
 ‘저주 받은 걸작선’이라 이름지어진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26일 오후 6시30분)은 커트워머 감독의 ‘이퀄리브리엄’(2002). 약물에 의해 개인의 모든 감정과 개성이 말살되고 획일화된 전체주의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현실 체제를 바꾸려는 한 남자의 모험을 그린 SF 액션물이다. 2천만 달러의 예산이 들었지만 미국에서만 개봉 3주 에 고작 54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두번째 날 선보이는 영화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오후 4시)와 장현수 감독의 ‘라이방’(오후 7시)이다.
 연기변신을 시도한 신하균 주연의 ‘지구를 지켜라’는 관객과 평론가들로 부터 극단적인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작품이다. 장준환 감독의 첫 SF 풍자 코메디로, 자기를 둘러싼 모든 일들이 외계인의 지구파괴 음모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청년이 외계인이라고 믿는 악덕 기업주 강 사장을 납치해 지구를 구하려한다는 이야기를 담은 단편영화다.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와 코믹한 캐릭터를 가진, 짙은 사회 문제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는 독특한 작품이다.
 장현수 감독의 라이방 또한 흥행 실패작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원받은 5억원을 포함해 10억원의 제작비가 든 영화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3명의 택시 기사들의 한바탕 소동을 통해 평범한 서민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비록 원치않는 삶을 살지만, 어쩌면 자신에게도 다가올 지 모르는 한가닥 희망을 품고 사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재치있게 묘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8일에는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과 심광진 감독의 ‘불후의 명작’이, 29일에는 박진표감독의 ‘죽어도 좋아’가 각각 상영된다. 마지막날인 30일에는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이 폐막작으로 관객과 만난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특히 영화평론가 전찬일(27일 오후 6시)/씨를 비롯해, 심광진 감독(28일 오후 6시)의 특강이 진행된다. 영화제는 무료다. ☎(032)866-3993 /김주희기자 kimju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