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현동에 소극장 `씨.아리 개관, 14일까지 `민들레, 작은천국'
 수십명의 꽃다운 생명을 앗아간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건’의 첫 불길이 솟았던 지하실이 연극전용 소극장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5일 소극장 ‘씨.아리’의 문을 연 극단 ‘놀이 & 축제’(대표·진정하)는 오는 14일까지 개관 기념 공연으로 연극 ‘민들레, 작은천국’을 공연한다.
 ‘민들레, 작은천국’은 댐 건설로 인해 수몰되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를 그린 작품이다.
 매일 아들의 놀림에 시달리는 자폐아 순영이 살고 있는 마을은 댐 공사로 수몰위기에 처한다. 순영의 아버지는 조상 대대로 이어온 삶의 터전을 지키려 하지만, 순영의 치료를 위해 도시로 떠날 것을 결심한다.
 도시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순영을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은 그러나, 순영의 아빠가 사기를 당하면서 물거품이 되고 만다. 서울로 이주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순영의 자폐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순영은 자폐아지만,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항상 민들레가 피어있는 들판과 친구 민두가 있다.
 연극은 전체적으로 특별한 갈등이 없이 조용한 시솔마을 풍경처럼 진행된다. 작가 최용길씨의 작품으로, 손민목씨가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극단 ‘예랑’이 ‘놀이 & 축제’로 이름을 바꾸면서 창단 15주년 기념 공연으로 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진정하 대표는 “자폐아인 순영이 보는 세계가 우리보다 더 정상적일 수 있다”며 “현대과학으론 고치기 어려운 순영의 자폐끼와 우리의 삶의 역경은 자연으로의 귀환을 통해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씨.아리 소극장은 아름다운 문화를 만들기 위해 민들레 홀씨가 되려 한다”며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건의 첫 불길이 솟았던 곳을 ‘작은 천국’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씨.아리 소극장은 앞으로 연극 공연과 함께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평일 오후 7시, 토·일 오후4시·7시, 사랑티켓 참가작, 1만5천원. ☎(032)762-5579 /김주희기자 kimjuhee@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