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의 상술을 과거의 역사속에 덮어둘 13억명의 몸부림이 시작됐다. 공산주의 동토의 장막속에서도 중국인의 끼는 꺽이지 않았다. 이제 그 끼는 세계인의 기축통화인 달러를 록키산맥에 묻어둘 휴지조각으로 만들지도 모른다.
 중국인들이 일군 부(富)는 유태인같이 가난한 이웃나라를 상대로 고리대금을 해서 벌어들인 돈도 아니요, 머지않아 고갈날 원유를 팔아서 벌어들인 돈도 아니다. 13억에 달하는 인구의 놀라운 제조기술이요, 창조적 생산의 결과인 것이다.
 천부적으로 타고난 끼가 드디어 오랜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세계의 신경제질서는 화교자본에 의해 재편될 것이다. 중국인은 돈이라면 조상의 뼈도 팔아먹고 공산주의도 팔아치울 만큼 기발한 상술의 마스터들이다.
 ‘공산당도 팔아먹는 중국재벌’은 바로 중국 경제를 움직이는 화교권 재벌들, 본토의 공산당 비호 아래 성장하고 있는 정치적 기업들의 실상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경제 불황 속에서도 세계 500대 화교 기업집단의 총 시장가치는 5천910억 달러(우리나라 돈으로 약 666조원)이며, 올 한해 30%의 서장률을 보일 만큼 초고속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제 더이상 한국의 경제성장은 신화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의 자본주의 정책, 공산당과 재벌의 공존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은 우리에게 커다란 의미를 제공하고 있다.
 저자 미야자키 마사히로는 1964년생으로 신문편집장과 잡지 기획실장을 지냈으며, 무역회사를 경영했던 이력을 지니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82년부터 본격적인 평론가로 활동하며 중국경제를 중심으로한 다양한 저작활동을 펴고 있다. 도서출판 모색, 295쪽, 1만2천원. /조태현기자 cho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