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슈퍼 사이즈 미
 햄버거만으로 한달을 버틴다면 인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미국 모건 스펄록 감독의 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모건 스펄록은 스스로 실험도구가 돼 오로지 맥도널드에서 햄버거와 후렌피 프라이 등 패스트푸드 만으로 30일을 버틴다.
 이 영화는 모건 스펄록 감독이 2002년 추수감사절날 집에서 TV를 시청하다 자신들의 비만이 맥도널드에 책임이 있다며 법정소송에 들어간 두 소녀의 주장과 이에 대해 ‘비만과 자신들의 음식은 아무런 상관 없을 뿐 아니라 건강에 좋다’는 맥도널드 측의 답변에 착안해 기획한 영화다.
 주변에서 ‘정말 황당무계한 생각’이라는 조롱에도 불구하고, 모건 스펄록 감독은 맥도널드에서 판매하는 모든 메뉴를 먹는 실험에 들어간다.
 기분좋게 재미삼아 시작한 이 실험은 그러나, 맥도널드의 영수증이 쌓여가면서 패스트푸드를 즐겨먹는 평범한 사람들이 도저히 눈을 떼지 못할 광경으로 전개된다.
 모건 스펄록 감독의 목숨을 건 실험덕에 매도널드는 ‘슈퍼 사이즈’ 옵션을 없애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였다.
 올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후, 미국과 영국, 호주, 프랑스, 독일, 일본 등지에서 개봉돼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감독은 ‘너무 극단적이다’라는 비난에 대해 일면 인정하면서도 “건강의 문제가 개인 선택의 문제이고 스스로 균형잡힌 식사와 운동을 해야한다는 것은 기껏 때려놓고 ‘왜 피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는 것과 같다”고 반론을 제기한다. 특히 “더욱 위험한 것은 패스트푸드가 길들이려고 열을 올리는 대상이 바로 아이들이라는데 있다”고 강조한다.
 그가 살고 있는 미국의 경우, 청소년과 아동의 37%가 지방과다이며, 성인 3명중 2명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자기 조절 실패인지’ 아니면 ‘패스트푸드사의 잘못인지’ 물음을 던진다.
 국내에서도 한 환경단체가 한국판 ‘슈퍼 사이즈 미’ 제작을 진행하고 있고, 국회와 전교조 시사 등이 잇따라 열리면서, 개봉전부터 건강과 안티 패스트푸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부산영화제와 환경영화제에서 상영되면서 ‘예사롭지 않은 영화’라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기도 하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이면서도 다큐멘터리에 대한 묵직한 선입견을 가볍게 털어버린 영화다. /김주희기자 kimjuhee@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