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평>인천시립예술단 ‘명성왕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선보인 뮤지컬 ‘심청왕후’에는 연일 많은 관객이 찾았고 반응 또한 대체로 재미있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필자는 부분적으로는 이에 동의하지 않으며 생산적인 비평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비평에 앞서 기획의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무엇보다 4개 시립예술단이 모두 참여한 합동공연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교향악단과 합창단의 합동공연이 더러 있어 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전체 예술단이 합동으로 공연한 것은 아마도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 동안 단별(장르별) 중심의 공연기획에 대해 아쉬움을 갖고 있던 터라 이번 기획에 대한 기대 또한 컸다.
그러나 이상의 의의와 관객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기획의도에서 비롯된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예술단의 특성을 살려 극의 주요배역은 극단과 합창단에서 맡았다. 당연히 극단 단원은 연기력 위주로, 합창단 단원은 성악 위주로 배역과 역할이 설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극단 단원의 경우 노래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합창단원은 연기 때문에 주요배역을 극단에 넘겨주고 코러스를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김원정을 주연배우로 캐스팅하는 의욕에도 불구, 무대는 조화롭지 못했던 것 같다. 다른 배우들과 노래를 주고받으며 극 전체를 이끌지 못하고 단절됨에서 오는 당연한 결과였다. 교향악단과 합창단이 있다는 제작환경이 오페라에 가까웠음에도 연극적 요소가 강조되면서 뮤지컬을 표방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배역과 노래가 잘 어우러지지 못하면서 형식은 뮤지컬을 띠면서도 내용에서는 오페라에 충실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본격적인 마당극이나 악극도 아닌 어정쩡한 노래극이 되었다. 
본 공연을 관객수 중심으로 평가하며 성공을 운운하는 것은 좀 가벼운 느낌이 든다. 이제 작품 내적인 평가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매스마케팅과 무료공연보다는 뮤지컬 장르와 스타 출연 그리고 기획의도 등에 대한 기대로 공연장을 찾은 관객의 평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 새롭게 통합하고 해석하는 시도에는 각 장르의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전체적인 조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듣기 좋은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한데 모아 관객을 확장하려는 욕심이 결국에는 양쪽 관객 모두로부터 외면당하는 ‘열린음악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성배.문화비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