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평>인천시립예술단 `심청왕후'
지난 17일, 인천 문화의 메카인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매표소 입구에는 참 진기한 일이 벌어졌다. 관람을 기다리는 대열이 길게 늘어져 있었고, 행복감과 기대감이 충만한 복된 자리였다. 회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시립예술단 4개 단체 200여명이 준비한 대형뮤지컬 ‘심청왕후’는 인천 최고의 전문예술인들이 조화를 이루어냈다는 면에서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한 작품이었다.
우선 지역 작가를 발굴했다는 측면에서 칭찬받을 만하다. 그동안 인재양성에 소홀했던 인천이 대형 작품의 대본을 지역 작가에게 의뢰했다는 점은 지역 작가들에게는 갖기 힘든 기회이면서 동시에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한편 4개 시립예술단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서로 가진 장점을 모아 시민들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점 역시 높이 사고 싶다. 문화회관장의 4개 단체 합동공연이라는 어려운 결단에 큰 박수를 보낸다.
 또한 시청을 비롯한 회관, 언론사 및 관계자들의 총체적인 관심은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사실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홍보나 마케팅의 한계로 인해 시민들과 공유하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홍보나 마케팅의 문제는 관련 공무원들의 애정과 관심으로 극복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예술이 인천에서는 ‘죽었다’라는 자조적인 탄식은 관련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당국자들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매표소 앞에 늘어진 긴 행렬을 보면서, 시민들의 문화향수 욕구가 타 시·도를 능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러웠다. 그렇다. 좋은 작품을 애타게 기다리는 관객들이 있고, 좋은 예술인들이 존재했던 인천이 이제까지 왜 문화예술이 척박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일까? 그것은 예술인들과 관객들을 연결해 주는 중간 매개체의 역할이 미흡했던 것은 아닐까.
 그러나 이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관과 언론에 의해 마당이 만들어지면, 신명나는 난장이 어우러져 시민들의 신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니까 말이다.
 실수를 지적하는 것보다 지금 더 필요한 것은 서로 품어줄 수 있는 칭찬이다. 장한 사람들… 그대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최원영.극단 십년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