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체의 삶, 그 소중한 모든 것들에 대한 예찬은 곧 지극한 사랑이다. 더욱이 이들을 잉태하고 생산하는 모든 생명체의 근원인 성, 그 중심의 정점인 오르가슴에서 시인은 늘 삶에 대한 애착과 욕구를 발산한다.
 명서영 시인은 솔직하고 진솔한 표현을 통해 사물의 이미지를 비교적 선명하게 그려낸다. 그러나 독자들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많은 상상이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응급실’에서 시인은 삶과 죽음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안과 밖의 이질성, 그리고 밀폐된 내적 공간과 대비되는 자연의 공활을 통해 생명을 얘기한다. 시인은 특히 성적 오해에도 불구하고 ‘오르가슴’을 앞세워 삶의 정점과 중심, 그 환희의 이미지를 노래하고 있다.
 시인은 추락하는 폭포수에서 그 짧은 환희를 노래하고, 산의 정상에서 비상과 정복의 쾌감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너무도 평범한 돌과 바위, 그리고 산과 바다에 산재한다.
 시인은 “오늘날 사회에 만연된 성을 한 차원 높게 승화시키고자 했으나 부족한 어휘력과 표현력의 부족으로 어설프게 표현됐다”고 말하고 있으나 독자들은 시집을 접한 순간 의미있게 다가서는 시인의 따스한 가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문학사, 127쪽, 정가 6천원. /조태현기자 cho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