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성경구절을 가려뽑아 초서로 옮긴 독특한 서예작품 전시회가 31일부터 6월6일까지 인천여성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기독교 대한감리회 평강교회(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금곡 권혁찬 목사가 여는 「금곡서예자오전」이다. 자오(自娛)는 이규보선생이 인천 유배시절 거처에 붙인 이름인 「자오당」에서 따온 말. 스스로 즐거움을 찾는다는 의미다.

 권 목사는 『추해지기 쉬운 나이에 붓을 들어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과 눈으로 읽던 성경을 손끝으로 읽으며 마음에 녹아드는 은혜를 맛볼 수 있어 그것으로 기쁨을 삼는다』며 그런 의미에서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1년여간 틈을 내 완성한 초서작품 50점이 내걸린다.

 「世上的光」(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尙存忍耐」(너희의 인내로 너희 영혼을 얻으리라) 등 성경구절 선문이다. 한글성경구절을 서예로 표현한 작가들은 많아도 한문성경을 원문으로 해 쓴 작품은 드물어 관심을 끈다.

 권목사는 스스로 자신의 예술세계는 「자유에 대한 갈망과 회화적 표현」이라고 말한다.

 전통서법만을 고수하다 보면 자유로운 창작을 기본으로 하는 예술정신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자유정신으로 글을 쓰고 그런 과정에서 회화세계가 담길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학(서울대 농대)시절 인천중 선배로 미술공부를 함께 했던 남전 원중식선생과 2인전을 갖는 등 진작부터 서예와 연을 가져온 권목사는 이후 최규삼 선생을 사사한 뒤 중국 초서법첩을 보며 연구정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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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경기자〉 mgson@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