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풍’이란 출산 후에 바람이 여기저기 불어 오는 것처럼, 온 몸 여기저기가 아픈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 몸이 약해서 나타나는 경우다.
도로에서 차가 막히는 곳이 교차로인 것처럼, 우리 몸에서도 관절부분에서 이상이 먼저 나타나게 된다. 교통량이 많은 곳이 잘 막히고 교통의 흐름이 약화되는 것처럼, 인체에서는 섬세하고 예민한 작은 관절들이 먼저 아프고 많이 사용하는 손목이나 무릎, 발목, 허리 쪽에서 통증이 자주 나타난다.
‘산후허로’는 산후의 관리가 부실해져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때로는 출산전, 혹은 임신전부터 벌써 몸이 안 좋아서 그럴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이 원인들을 통해서 보면 산후의 허로를 줄일수 있다.
원인을 살펴보면 음식을 잘못 먹거나, 감정의 급격한 변화로 상처를 입었을 때, 그리고 바람을 많이 쏘였을 경우다.
산후 100일 안에 의사가 침을 잘못 놓거나 사혈(피를 뺌)을 할 경우, 혹은 이기간 부부관계를 했을 때(나가야 할 것이 나가지 못하고 속으로 뭉침), 그리고 과도하게 힘을 쓰거나, 과로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밖에 의사가 약을 잘못 사용한 경우다.
부인과에서, 특히 제왕절개나 유산 수술후 등으로 허하고 차가워진 상태에서 차가운 철침대, 혹은 선풍기, 에어콘 바람에 직접 쐬게 하는 경우는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볼때 산모에게 너무나 가혹한 처벌이다.
수술후 차가운 물로 샤워하거나, 차가운 쥬스를 마시게 한다는 미국 병원의 방법은 몸이 뜨겁고 열이 많은 그들의 관점에서는 일리가 있지만, 우리처럼 산모의 몸이 허해져 있을 때 차가운 쥬스는 ‘독약’을 주는 것이다.
출산 후 기미가 생기거나, 혹은 임신 중 생긴 기미가 없어지지 않는 것도 출산으로 허해진 몸의 원상회복이 되지 않아 생긴 경우가 많다.
산후풍이 심해지면, 산후허로로 변하게 된다. 허로는 조금 더 오랜 기간 치료와 안정이 필요하다.
민간요법 중 호박이나 가물치 등은 오래전 먹을 거리가 부족했던 때에 쓰던 것 중 하나다. 가물치는 반드시 내장을 제거한 후에 쓰는 것이 좋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먼저 어혈을 다스린 뒤 보하는 약을 쓸수 있다. 그래서 출산후 7일 이내에 어혈을 다스리는 약을 먼저 복용하고 그 이후 몸에 맞게 조리한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오래되어 나가야할 것이 나간 후에야 새로운 것이 생길 수 있는 원리와 같다. 나가지도 않았는데 보하기만 하면 더 큰 위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채기헌 한국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