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추린 인천사(오종원 외, 인천학연구소, 1999)
 두 분의 시인과 두 분의 중견 언론인이 공동작업을 통해 1999년 출간한 ‘간추린 인천사’는 제목이 보여주는바 그대로, 인천사의 중요한 맥락을 50개의 주제로 간추리고, 여기에 풍부한 문헌자료와 사진자료를 살로 붙여 만들어낸 대중적인 역사서이다. 네 분의 저자가 모두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문필활동을 전개해왔던 현역의 ‘인천향토사가’들임에 이 들이 체험하고 견문한 지역에 대한 생래적 이해와 안목을 바탕으로 여기에 남달리 수집한 자료들이 보태짐으로써, 그 누군가 인천에 대해 알고 싶은 이가 있다면 이 책 한 권으로도 인천이라는 도시의 문화와 정체성을 한 눈에 가늠하게 해주는 책이 탄생했던 것이다.
 전체 다섯 마당으로 구성, 첫째 마당은 ‘인천의 옛 모습’이다. 선사시대, 비류 백제, 능허대, 이규보와 계양산, 고려 왕비의 고향, 도호부 시대, 향교와 서원, 녹청자도요지. 인천의 옛이름으로 나누어 인천의 전근대 역사를 구체적인 문화유산과 함께 살피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러나 첫째 마당을 제외하고 나머지 네 마당은 인천의 근대사에 할애하고 있다. 개항기의 인천역사를 다룬 둘째 마당 ‘개항의 물결’과 개항기 이후 형성된 인천의 근대문화를 다룬 셋째 마당 ‘근대화의 현장’, 일제시대를 다룬 넷째 마당 ‘수난의 시대’ 그리고 ‘인천의 인물’을 다룬 다섯째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서술과 함께 곁들여진 풍부한 사진자료와 각종 문헌자료, 지도 등이 인천의 근대 문화사와 풍속사의 일단을 구체적으로 실감케 하고, 다른 연구물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자료가 선보임으로써 학술적 측면에서도 일정한 기여를 남겼다. 다만 아쉬움은, 한국근대사에서 인천사가 가진 ‘최초’ ‘제1호’라고 하는 적극적인 측면을 전면에 내세우다 보니 때로 그 그림자처럼 동거하고 있는 어두운 측면이 상대적으로 감추어져 보인다는 데 있다. 온전한 과거청산을 위해서라도 함께 밀고나가야 할 과제일 것이다. /이희환·인하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