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포인트' 공수창 감독 데뷔작
 월남전을 무대로 ‘귀신과의 전쟁’을 그린 영화 ‘알포인트’(씨앤필름 제작)가 오는 20일 개봉한다.
 ‘하얀전쟁’, ‘텔미 썸딩’, ‘링’ 등의 시나리오를 쓴 공수창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올 초부터 100일 넘게 캄보디아 현지에서 강행군하면서 많은 화제를 남기 영화다.
 6개월 전 작전 지역명 R-포인트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당나귀 부대원으로부터 구조를 요청하는 무전신호가 사단본부로 걸려오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곧바로 병사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수색부대가 편성된다. 군사작전에 나갔다하면 항상 피를 보는 소대장 최태인 중위를 비롯해 모두 9명의 군인이 비밀수색에 나선다.
 이들이 들어간 곳은 베트남 호치민(당시 사이공) 서남부 150㎞ 지점의 캄보디아 접경지역 섬으로 베트남전 당시 군사작전명 ‘로미오 포인트’로 불렸던 전략요충지.
 원래 커다란 호수가 있던 이곳은 옛날 중국군이 쳐들어와 베트남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였던 참살의 현장으로 베트남은 죽은 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피로 물든호수를 메우고 사원을 세우는 등 신성한 곳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햇빛조차 잘들지 않고 항상 안개가 끼어 있어 습하고 음침한, 그 누구도 살아 돌아온 적 없는 곳이기도 했다.
 수색 소대원들이 귀신에 씌이는 빙의현상으로 점점 미쳐가면서 서로 총을 겨누고 칼을 휘두르며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지만 이는 ‘자멸’하는 자신들과의 싸움.
 ‘알포인트’는 전쟁이 초래한 광기를 공포 소재로 끌어들여 호러영화의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평을 받고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6분. /김주희 기자 kimju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