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무명, 내달 포크송 첫 앨범 출시
 빠른 템포와 현란한 몸동작의 댄스곡이나, 자극적인 내용의 읊조림으로 일관하는 랩송이 어느덧 대중음악의 주류를 차지한 요즘. 사랑과 추억을, 때로는 반항심리를 담아내며 70·80년대, 한 시대를 구가했던 포크송은 어느덧 ‘클래식’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만큼 오래된 쟝르로서 중·장년층의 향수 속에만 존재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서른다섯 늦은 나이에 첫 개인 독집음반을 준비하고 있는 황재웅(35)씨. 15년을 무명의 언더그라운드 가수로 활동해 온 그가 오는 9월 자신의 첫 앨범을 출시한다. 지난 2년간 온 몸을 던지듯 준비해 온 앨범은 포크송으로 이뤄졌다. 다만 전체 11곡중 6곡은 정통 포크로, 나머지는 현대적 느낌과 템포를 가미한 ‘퓨전 포크’로 구성했다.
 그의 창법은 독특하다. 음유시인이 자신의 추억과 감정을 애인에게 들려주듯 읊조리는 창법이다. 폭발하는 가창력보다 호소력이 짙다는 평이다. 굳이 따지자면 국내 포크송 1세대인 이주원, 조동진씨의 창법과 비슷하다. “이주원, 조동진씨를 가장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말한 황재웅의 곡에서는 그들의 향수가 풍겨난다.
 그의 감미로운 음악은 앨범의 타이틀곡인 ‘그리움’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친구가 쓴 곡에 자신이 가사를 붙인 이 곡은 떠난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즐거웠던 시절의 추억을 잔잔하게 읊어내며 듣는 이의 가슴을 적신다. 그는 또 ‘하면된다’는 시사성 있는 내용의 곡도 선보인다. IMF 당시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던 국민들에게 그래도 이 세상은 살아볼 만한 세상이라는 얘기를 담고 있는 이 곡은 직접 작사·작곡했다.
 시류에 뒤늦은 포크송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포크로 음악을 시작한만큼 포크만큼 잘 할 수 있는 쟝르를 찾지못했다”고 밝힌 황재웅. “내가 가진 모든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있는 것이 바로 포크”라고 정의한다.
그가 오랜시간을 들여 앨범작업에 몰두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 97년 친구와 듀엣으로 앨범을 제작했으나 남들에게 들려줄 수가 없어 모두 땅에 묻었다고 한다. 곡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자신의 얘기를 담아내지못한 앨범을 세상에 출시할 수 없었다.
 결국 5년뒤에 다시 앨범제작에 착수했다. 이번에는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고집대로 음악을 담아냈다. 녹음실 하나 없는 인천의 현실속에 그는 2년동안 일산, 성남, 서울과 부천 등지를 돌며 녹음을 하고 편집을 해야했다. 그 결과 그는 자신의 연습실을 날렸다.
 “이제는 조금씩 남들에게 내 얘기를 들려줘도 될 것 같은 마음이 든다”고 말하는 황재웅. 수줍게 미소짓는 그의 표정에서 성취감이 엿보인다. /조태현기자 choth@incheontimes.com
   
 사진설명>언더그라운드 가수 황재웅. /유중호기자 kppa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