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형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옴부즈만

텔슨의 최종부도로 회사 주식은 휴지조각으로 전락되었다. 날로 비관적인 경제전망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터진 악재로 기억될 것이다.
텔슨전자의 몰락이 단 한개 회사의 절망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중소 중견 업체의 경영난을 대변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미래적 파급이 클 것으로 예견 된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필자가 중부고속도로를 통과하여 음성군을 지날 때마다 24시간 밝혀진 공장안에서 종업원들의 분주한 몸놀림을 목격하곤 했다. 저런 공장이 우리 대한민국의 희망의 상징이구나라는 뿌듯한 감정을 가슴속 깊이 느끼게 했던 현장이 급기야 몰락을 가져온 것이다.
2002년도 나타난 재무재표의 수치를 보자. 매출이 4천 5백억원, 영업이익은 2백 30억원, 순 이익은 50여억원에 이르는 회사였다. 증권사 직원들의 강력히 추천하던 인기 종목 중의 하나였다. 이 회사가 2004년도에 이르러 1분기 매출실적이 360억원으로 추락했고 당기 순손실액이 50억원에 이르게 된다. 즉, 생산하면 할수록 적자폭이 증폭되는 비관적인 상황에 직면하여 결국 최종 다가온 19억원 당상의 만기어음을 막지 못하였던 것이다.
지난 5월달에는 김포에 위치한 세원텔레콤이 같은 맥락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스텐다스텔레콤, 이론테크, 모닷텔 등은 이미 부도를 냈다.
파국의 원인은 무엇인가?
제일 큰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의 출혈로 지적된다. 매출의 80%를 중국 시장의 수출에 의존하던 터에 중국의 중소 중견 업체들의 부상으로 인하여 가격?제품 경쟁력에서 밀려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중국 당국은 SARS 파동이후에 자국 업체들의 경영을 보호하기 위해서 휴대폰 완제품의 구입을 금지하고 지역간 물건 이동을 금지당하면서 텔슨의 휴대폰은 창고에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이게 되었다.
중국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한국의 수출기업들에게는 이미 경종을 울리고 있는 셈이다. 재고량이 쌓이면서 국내 금융권에서도 텔슨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대출회수에 나서면서 파국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대개 회사의 흥망의 패턴이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을 고려할 때 우리 코스닥에서 얼마나 많은 회사들이 퇴출위기에 직면하게 될지 걱정이 앞서는 대목이다. 증시자금은 고갈되고 있으며 증시 투자 토양에 이미 균열이 가고 있는 현실은 위기를 직감하게 하고 있다.
텔슨의 부도는 외적 충격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매출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을 때 강남에 거대한 사옥을 사들이는 행위는 기술 개발 등 내실의 여력을 떨어뜨린 비효율적 정책으로 여겨진다. 또한 시장 다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EU시장, 러시아, 남미?북미시장 등에 접근조차 제대로 못했다는 것은 제품의 한계를 의미하여 적자생존의 기업정글의 혹독함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또한 안정적인 내수?수출의 균형을 이루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교훈이다. 펜텍?큐리텔의 행보로 우리에게 커다란 타산지석(他山之石)이 될 수 있다. 휴대폰 수출이 호황을 이루어 갈 때 중국 수출 비중은 60%에서 30%이하로 낮추었고 강력한 마켓팅으로 홍보 내수시장 확보에 성공하여 2003년도 2조원대 안정된 매출 구조에 이루게 되었다.
중소?중견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시장의 틈새도 너무 좁다.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아야하는 한국 중소기업들은 이제 브랜드파워, 신기술개발, 내수?수출의 균형은 물론 세계시장으로 다변화를 이룩해야만한다. 고구려 역사까지 왜곡하면서 위협하고 있는 중국의 도전 앞에 새로운 기업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역사조차 왜곡하는 자들이 자본을 양보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