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열린우리당 국회의원(계양을)
 영종도~송도를 연결하는 제2연륙교 주경간 폭을 둘러싸고 인천시, 재경부 등을 비롯한 관련 정부기관과 인천지역 시민 및 경제단체로 구성된 ‘제2연륙교 관련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정치적인 오해와 감정적 대립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제2연륙교는 인천시가 동북아물류중심기지로 거듭나기 위해서 반드시 조속하게 건설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인천시의 주장대로 제2연륙교 문제가 송도 및 영종지역 등 경제자유구역내 민자유치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만일 제2연륙교의 설계가 잘못되어 인천항의 물류숨통을 막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더욱 안 될 것이다.
 제2연륙교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주 경간 폭을 몇 미터로 하든 동북아물류중심기지로서의 인천항의 위상 강화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동북아의 물류기지로서 선점을 위해서 한국은 중국,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제2연륙교 건설은 국가발전의 거대한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현재 인천은 송도신항만, 북항, 남항 등에 2010년까지 54개 선석(접안시설)을 신설할 계획인 반면 다롄과 톈진, 상하이는 2년 후 각각 30∼50개 선석을 완공할 예정이다. 상하이의 경우 푸둥강에 이미 321선석의 항만을 갖추고 있고 푸둥지구에 5만톤급 항만 50선석을 건설 중에 있다. 동북아 물류중심에 대한 주도권을 한국에 넘겨주지 않겠다는 중국의 메시지다.
 둘째로, 평가에 있어서 효율성을 담보하면서도 안전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2001년 아멕(AMEC)사가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에 의뢰한 ‘인천국제공항 제2연륙교 선박운항 안전성평가’ 최종보고서에서 항로폭을 1,000m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며, 해수부와 건교부에서 각각 3명씩 추천한 전문가들이 참석한 시뮬레이션 검토회의에서도 5명이 교각 폭 700m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수대교나 삼풍사건처럼 안전문제의 심각성을 소홀히 한다면 자칫 대형 사고뿐 아니라 인천항의 장기적 발전을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셋째로, 안전성 및 경제성 평가에 있어서 인천의 지형이나 역사적 특수성 등을 충분히 고려한 용역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시가 인천시의 지형이나 조수 등의 구체적인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요코하마항과 부산항 등을 도식적으로 비교하여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주장함으로써 스스로 설득력을 떨어뜨린 점이 있다. 인천은 타항과는 달리 4노트의 강조류가 존재하고 안개가 국내항만 중 최대라는 점이 간과되었다는 것이 범대위 및 학자들의 주장이다.
 교랑은 최소 70년이상 활용되어야 할 국가적 재산이다. 미국의 조지 와싱턴 다리가 74년, 금문교가 67년이 되었다. 부산의 영도다리도 70년이 되었다. 인천시는 2008년 8월 북경올림픽에 맞추어 제2연륙교를 완공하려는 시한에 집착하는 듯 하다. 물론 송도신도시 투자협정 등을 감안한다면 제2연륙교의 조속한 건설은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바쁘다고 실을 바늘허리에 맬 수는 없을 것이다.
 제2연륙교가 긴급한 일정에 따라 졸속으로 진행할 경우 20년~30년 뒤 인천을 고향으로 하여 이 터전에서 계속 살아가야 할 후세에게 커다란 짐을 안기게 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인천항은 인천 전체 경제의 30%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역사적으로 볼 때에도 인천항은 260만 인천시민의 어머니 탯줄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항구가 죽은 인천은 제2의 지중해인 황해시대를 주도하기가 어렵게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보고 싶어 하는 사실만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시행사인 아멕사가 의뢰한 JMS가 700미터 주경간폭을 전제로 하여 연구한 것은 전제자체에 문제가 있다. 서로 간에 부분적인 정보와 지식에 기초하여 논쟁하기 보다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객관적인 연구용역을 통해 새로운 결론을 합의하고 만일 1,000미터가 불가피하다면 3천억∼4천억원에 이르는 추가재원 확보와 공기단축의 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