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담고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은게 현실이다. 게다가 세상의 빛을 본 책 중 현재 절판돼 구하기 힘든 책도 있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천문화연구사에 기념할 만한 책으로 꼽히는 신태범 박사의 ‘인천 한 세기-몸소 지켜본 이야기들’(홍성사·1982)도 그 중 하나.
 신 박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군함인 광제호(光濟號)의 부함장인 ‘신순성’의 장남. 한일합방 후 군함의 자격을 상실한 광제호가 인천에 기항하게 됨에 따라 1917년 일가가 인천으로 이주해 살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었다.
 신 박사가 인천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겪고 들은 이야기들을 묶은 책이 바로 ‘인천 한 세기’다.
 ‘보잘 것 없는 어촌이었던 제물포가 인천이란 이름으로 개항한 후 100년이 된 오늘날 인천직할시로 성장하기까지의 발전과정은 한국근대사의 축도라고 할 수 있다. (중략)노도처럼 밀어 닥치는 20세기의 문물을 받아들이기에 바빴던 인천항은 인천 사람만의 인천은 아니었다. 이러한 뜻에서 본다면 인천향토사의 연구와 정리는 다른 고장과는 달라서 인천사람만을 위한 과업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인천한세기 머리말)
 이 책은 고일 선생의 ‘인천석금’ 이후 20여년 만에 출간된, 인천의 근대문화와 생활사를 다양하게 담고 있는 책이다.
 인천의 명승지와 그 역사 근대 개항기의 여러 문물들, 생활사의 구체적 발현인 거리와 지명과 시설, 식민지시대 인천인의 삶과 저항을 보여주는 상가와 단체들, 그리고 다양한 족적을 남김 인천의 인물들에 대해 구체적인 체험담을 들려줌으로써, 한동안 적막했던 인천 근대문화에 대한 향수과 관심을 던져주었다. <김주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