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제조업체의 30%가 중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조업체들의 ‘脫(탈) 인천 러시’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예고다. 현재 가동중인 제조업체의 30%가 문을 닫는다면 지역경제가 어떻게 될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제조업체 이탈의 충격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또 산업구조를 어떻게 재편해야 할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화급한 현실이다.
 인천상공회의소 부설 인천경제연구소가 인천지역 1천18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31%가 중국 진출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으로 이전하려는 업체들이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 현실로 확인된 것이다. 특히 상당수 제조업체가 이미 중국으로 이전한 것을 감안하면 조사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중국 이전 예정 시기에 대해서는 응답업체의 절반 이상이 ‘1-3년 사이’라고 응답해 ‘4년 이후’라고 응답한 업체보다 많았다. 제조업체의 중국 이전 계획이 계획단계를 지나 상당히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앞으로 3년 이내에 수백개의 제조업체가 인천을 떠나 중국으로 이전할 것이란 얘기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제조업체의 인천 이탈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임을 예고 하고 있다. 지난 90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지역에서 중국에 진출한 업체 수는 모두 849개에 이르고 투자액만도 5억8천여만달러나 된다. 이에따라 인천은 지역경제 위축이라는 휴유증을 앓고 있다. 제조업체의 인천 이탈이 지속되면 후유증이 더 커질 것임은 자명하다.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함은 물론 제조업 위주의 인천의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개편하는 것도 시급하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이 실업문제다. 제조업체의 중국 이전은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씩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 인천의 실업률은 전국 최고다. 경기 침체에다 제조업체 이탈이 겹쳐 빚어지고 있는 결과다. 하지만 변변한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천시, 경제계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상황의 심각성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