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항운노조가 무분규를 선언하고 항만협회, 해양수산부와 함께 노사정 평화합의서에 서명한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노동조합인 항운노조는 2만8천800여명의 조합원이 있는 거대 노동조합으로 이들의 무분규 평화선언은 실추된 항만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춘투를 앞두고 있는 다른 노사관계에 모범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노사정이 올해를 분규없는 해로 만들자고 선언하고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 건설에 협력하고 항만평화정착을 통한 대외신인도를 제고하기로 다짐한 것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더욱이 노사정이 합심협력해 공동으로 포트 세일즈에 나서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점은 국가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노사가 올해 항만하역요금 인상률을 4.5% 기준으로 한 정부안을 근거로 임금협정을 체결하고 하역노동자 고용안정과 복지향상에 노력키로 한 것은 노사화합의 모델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지금 항만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은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물동량 증가세가 날로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두차례의 화물연대 파업으로 일 주일 이상 항만이 마비되고 대외신인도는 적지 않게 추락했다. 실추된 항만의 국제적 신인도를 되살리기는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다. 중국 등 우리 주변의 항만들은 동북아 물류중심항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있다. 노조가 파업 일변도로 간다면 경쟁력을 잃고 노사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을 공감한 것으로 여겨진다. 사실 노사대립과 갈등은 항만 물류산업을 위축시켜 사용자는 물론 항만종사자들의 생계에도 위협을 줄 것은 뻔하다.
 그러잖아도 불안정한 노사관계와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 등으로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해외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사관계가 대결과 투쟁으로 날을 지새운다면 노사는 공멸하고 결국에는 일자리만 없어질 뿐이다. 항만 부문의 무분규 평화선언이 다른 산업현장에도 확산되기를 기대 한다.
 오는 7월 개장을 앞두고 노조상용화 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인천남항컨테이너터미널(ICT) 노사협상이 이번 항만 평화선언을 계기로 항만효율화측면에서 조속히 타결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