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급락하면서 수출 분야에서도 기업 규모에 따른 성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양극화 현상은 당장 수출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기업의 문제 일 뿐 아니라 결국에는 국내 경제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서둘러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실시한 조사 결과, 수출기업들은 적정 환율로 중소기업이 평균 1천190원, 대기업은 1천166원을 제시했다. 최근 환율이 1천140원 안팎임을 전제한다면 수출업체 대부분이 출혈 수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더더욱 더 큰 문제는 현재의 환율 상황 속에서도 대기업의 절반 이상은 수출이 잘 된다고 응답한 반면 중소기업은 수출이 부진하다고 답해 수출 경기가 기업 규모에 따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경제 실상을 고려한다면 큰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경제는 현재 분야별 양극화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그나마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의 병증을 치유할 기대주로 각광을 받아 왔건만 이나마 양극화 현상을 빚고 있다면 사정이 다르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성장 기반이다. 업체수 면에서 뿐 아니라 종사자, 그리고 경제 내 전후방 연관관계 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 이러하건만 이런 성장 기반에 문제가 생긴다면 대기업과 정보통신산업의 수출 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가히 엄청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마디로 수출 분야의 양극화가 고착화된다면 우리 경제의 병증을 치유할 치료제가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더 이상 이를 방치해선 안된다. 지금에라도 수출 양극화의 원인을 따져 대기업의 수출호조는 유지하고 중소기업의 수출부진을 치유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내수 진작 등 현재 심각한 경기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분야를 부양할 수 있는 대책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중소기업들도 환율 등 외부의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조정 등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