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일본 동경 내에 있는 문화시설을 견학할 기회가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곳은 동경도사진미술관이었다. 동경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동경도사진미술관은 상가와 미술관이 함께 있는 복합건물이지만 서로 조화롭게 구성되어 각각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 미술관의 공간은 문화와 일상생활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공존하고 있어서 일부러 문화활동을 하기 위해 문화예술공간으로 가지 않아도 예술을 접하면서 내 일상생활의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아쉬운 부분 중에 하나라고 본다.
물론 우리에게 그런 공간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문화공간, 문화시설의 위치나 프로그램의 접근성에 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대중교통편이 잘되어 있는가, 누구에게나 공간과 프로그램이 개방되어 있는가, 이용자의 욕구를 반영하는 프로그램이 운영하고 있는가 등 다양한 접근방법에 대한 모색이 있어야 하겠다.
현재 부천문화재단이 자리잡고 있는 복사골문화센터도 복합문화건물이다. 626석의 공연장, 어린이극장, 전시공간인 갤러리, 강좌교실, 문예자료실, 어린이도서관, 스포츠센터 등이 한 건물 안에 상주하고 있다. 복사골문화센터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의 복합성과 함께 문화복지 실현을 위한 공공성도 무척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외국사례를 보면서 우리의 복합문화공간의 운영을 다시 한번 짚어보는 계기가 되었는데, 지역주민과의 교류와 소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운영과 공간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인식하게 되었다.
부천문화재단의 복사골문화센터도 여성과 청소년의 프로그램운영 뿐만 아니라,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도서관, 어린이극장의 운영, 공연예술프로그램,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복합공간인 복사골문화센터는 일상과 비일상의 접목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매력적인 공간이면서도 자신의 개발과 실력이 다져지는 예술교육이 실현되는 공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예술교육이 갖는 본질적 효용을 우리는 ‘예술적 소양’이라고 일컫는다. 예술은 말이나 영상, 음악 등이 세상을 경험하는 하나의 형태처럼 의사소통의 한 유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삶의 양적인 부분보다는 질적인 부분을 이해하는 데 근거를 마련해준다. 이같이 예술이 갖는 장점은 교육과 연결되어 전인격체를 양성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본다.
일본 동경 내의 여러 박물관이나 미술관, 문화회관 등을 견학하면서 일본 문화예술기관의 운영과 문화예술에 대한 자세가 일상의 삶을 풍성하게 키우고, 정신적 토양을 만들어오지 않았나 싶다. 예술품의 수집뿐만 아니라 활용측면에서도 교육적인 접근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예술소비자, 예술감상자를 발전시키고 있었다.
우리도 좀더 면밀하게 예술과 교육의 만남을 주선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 만남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이 적극적으로 조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성수열·부천문화재단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