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제:인천 작가들과 30센티 서가운동>/ 서동익(소설가·인천문인협회 회장)
 인천은 지금까지 지정학적으로 서울의 관문 역할을 해온 까닭에 알맹이는 서울에 다 뺏긴 채 껍데기와 문화적 폐해로 몸살을 알아왔고, 이로 인해 각 분야의 문화 예술인들은 늘 울분과 피해의식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뜻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힘을 합쳐 잘못된 현실을 바로 잡아보려는 노력을 20년넘게 해온 결과, 인천시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문화예술진흥기금(현재 350억원)이 가장 많이 조성되어 있는 도시로 성장했다. 또 그 문예진흥기금을 일부 지원 받아 만드는 인천문협 산하 13개 문학동인 단체의 동인지들이 지난해는 전국 동인지 콘테스트에 나가 최고상인 대상을 비롯해서 금상, 은상, 동상까지 모두 석권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런 기록을 낳기까지는 향토의 예술인들과 시 문화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 그리고 260만 시민들이 힘을 합친 결과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내용들이 잘 알려지지 않고 홍보가 덜 되어서 그러한지, 인천시내 서점가에 나가 보면 인천 작가들의 작품집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도서관에 가봐도 그렇다. 서점 주인한테 물어보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에 운영상 어쩔수 없다고 대답한다.
 그런데 인천일보가 지역 작가와 작품집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서점가와 도서관을 대상으로 30㎝서가운동을 전개한다니 참으로 절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인천시에서는 해마다 13억원 정도의 문화예술진흥기금이 문화예술단체와 개인에게 지원되어 각종 예술공연과 전시회, 또 동인지와 개인창작집이 발간되고 있는데 그 수준은 이미 전문가들이 인정해 준 것이다. 그런데도 주인인 시민들과 서점가는 그 수준을 알지도 못한 채 남의 나라 문화예술과 타지방 작가들의 작품집만을 선호하고 있다니 이 얼마나 섭섭한 일인가?
 새해에는 우리 것을 아끼고 육성해 또 다른 금자탑 하나를 쌓아보자. 새마을문고와 구 도서관, 그리고 대학도서관과 중앙도서관이 주민이 낸 세금으로 먼저 지역작가들의 작품집을 구입해 30㎝서가운동에 앞장 서 줄 때 서점가는 자연적으로 인천 작가들의 작품집을 꽂아놓는 서가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향토 도서관들이 지역작가들의 작품집과 저서를 찾고 그 것을 보고 온 시민들이 또다시 찾아서 장사가 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