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한의학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와 한방치료<김종욱 인천한의사회 홍보위원>
 가끔 임상에서 한쪽 방향으로 찬 바람이나 에어컨을 많이 쐬거나 찬 바닥에 한쪽 얼굴을 대고 주무신 이후 또는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한쪽으로 입이 돌아가면서 비틀어지고 한쪽 눈꺼풀이 힘이 없어 잘 감기지 않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면서 내원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입과 눈이 비틀어진다고 하여 구안와사라고 하며 민간에서는 와사풍이라고도 합니다.
 이는 주로 한냉(寒冷)한 기운에 갑자기 심하게 노출되거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한쪽의 얼굴부위를 지배하는 신경이 마비되어 발생하게 됩니다(안면신경마비). 임상 증상으로는 환측(患側,마비된 쪽)의 얼굴 감각이 둔해지면서 입이 건측(健側,마비되지 않은 쪽)으로 비틀어지며 발음이 시원치 않게 되고, 마비된 쪽의 혀의 감각이 둔해지면서 음식물이 잇몸에 끼거나 구각(口角)에 침을 흘리게 되기도 하며 양치질할 때 한쪽으로 물이 새거나 휘파람 불기가 어려워지며, 환측의 눈이 잘 감기지 않아 눈물이 흐르고 안구충혈이 생기면서 한쪽 눈썹을 움직이지 못하여 이마의 주름살이 없어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귀 뒤 유양돌기부근, 앞이마, 눈주위, 뺨, 입주위에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를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의 원인은 크게 중추성(中樞性)마비와 말초성(末梢性)마비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임상에서 주로 많이 접하는 경우는 말초성 마비로서 찬 기운에 많이 노출되었거나 감기, 과로와 스트레스, 중이염, 3차신경염, 외상등의 원인에 의해 한쪽의 안면신경이 마비가 되어서 발생하게 되며 생명의 위험은 없으나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함으로써 치료기간을 단축시켜 후유증의 위험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드물게는 중추성 마비로서 뇌신경의 장애나 뇌출혈, 뇌색전, 뇌종양, 뇌동맥류등으로 인해서 발병하기도 하는데 이는 말초성 마비보다 예후가 불량한 편이며 생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감별진단이 꼭 필요합니다.
 임상에서 흔히 접하는 말초성 마비의 경우 일단 발병하면 찬 바람을 피하고 술 담배 과로를 금하여 정신적 육체적 안정을 취하며,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섭취하면서 정기가 충실하도록 하며 마비된 안면을 따뜻하게 찜질하고 마사지를 해줍니다. 시일이 어느 정도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경우도 있으나 잘못하면 후유증이 심하게 남거나 치유가 힘들어 질 경우도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며 한방에서는 침 및 온열치료등의 물리치료와 더불어 원인과 증상 및 병을 앓아 온 기간에 따라 주로 기(氣)를 순조롭게 소통시키고 담(痰)을 제거하는 이기거담법(理氣祛痰法), 풍한(風寒)을 소산시키는 소풍산한법(消風散寒法), 비위를 보하며 기를 보충해주는 보비익기법(補脾益氣法)등의 방법으로 적합한 처방을 구성하게 됩니다.
 말초성 마비의 치료 및 경과에 있어서 처음 며칠간은 치료를 하여도 마비가 진행되는 경우가 더러 있으나 예후는 대체로 양호한 편이며, 일반적으로 완치까지는 빠르면 2주-4주 정도, 길 때는 보통 2개월 정도 걸리는데 간혹 3-4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으며 회복기간이 길수록 완전회복이 힘들어 안면부위의 표정근에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크므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812-8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