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태양이 밝아온다. 굳은 결심도 좋지만 재밌는 영화를 보면서 가볍게 시작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연초 볼 만한 영화의 시놉시스를 소개한다.
 #동해물과 백두산이(감독·안진우)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어버린 두 북한병사의 남한 탈출기다.
 전운이 살벌하게 흐르는 조선 인민군 해군 제 13전대 매봉산 기지. 과묵하고 고지식한 북한장교 최백두(정준호)와 제대 말년 뺀질이 병사 림동해(공형진)는 바다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얼굴에 와닿는 기분 좋은 바람에 살며시 잠이 든 두 사람…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눈을 뜬 두 사람 앞에 펼쳐진 것은 피서철 남한의 동해안이 아닌가. 간첩도 평화사절단도 아닌 두 사람은, 난데없이 눈앞에 펼쳐진 해변가 풍경에 눈앞이 아찔하다. 헝겊조가리 하나만 걸쳐 입은 여자들이 수백명, 입만 떼면 건달들은 연변총각이라 무시하고, 큰맘 먹고 찾아간 파출소에서 ‘위’에서 왔다고 고백하니 무슨 영문인지 연신 굽신거리기만 할 뿐이다. 누구에게도 하소연 할 수 없는 당황스런 상황, 벗어나고만 싶지만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기엔, 상황이 만만치 않다. 갈 길은 멀고 일은 꼬이기만 하고, 가족과 동료들 생각에 걱정은 태산이지만 돌아갈 방법은 만무하다. 동해와 백두, 과연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15세 이상, 104분, 31일 개봉.
 #실미도(감독·강우석)
 32년을 숨겨온 진실은 이것이었다.
 1968년 1월, 북한 특수부대 제 124군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남한에 잠입했다. 북의 박정희 암살 지령으로 청와대로 향하던 31명 가운데 생포된 김신조는 생방송 TV에서 침투목적을 묻는 질문에 “박정희 목따러 왔다”고 말해 대한민국 국민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같은 시간, 강인찬(설경구)은 연좌제에 걸려 건달생활을 하다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는 자신을 찾아온 실미도 북파공작대 교육대장인 재현(안성기)의 뜻밖의 제안으로 사형을 면하고 실미도 특수부대로 호송된다. 정의구현 사회에서 쓰레기로 낙인찍힌 사형수, 무기수, 사회부적응자 등으로 구성된 실미도 부대원들 중에는 상필과 원희도 포함되어 있다.
 재현은 이들에게 국가의 임무를 부여하는데, 그것은 바로 평양 주석궁을 폭파하고 김일성의 모가지를 따오라는 대북 보복 차원의 초국가적 프로젝트다. 국가를 위해 충성할 수 있다는 사명과 임무완수 이후 보장받을 새로운 삶을 그리며, 실미도 특수부대원 31인은 인간 병기로 거듭나기 위해 지옥과도 같은 살인 훈련을 받지만 출정 직전 돌연 작전이 취소된다. 15세, 135분.
 #더 캣(감독·보 웰취)
 세상을 놀라게 할 기상천외한 고양이가 등장했다.
 일상이 무료하며 나날이 피곤한 남매 샐리(다코타 패닝)와 콘래드(스펜서 브래슬린). 앙숙관계인 이들은 엄마(켈리 프레스톤) 앞에서만 서로 친한 척을 할 뿐 사이가 안 좋은 남매다. 어는 비오는 날, 엄마는 집안을 어지르지 말라며 신신당부한 뒤 외출하고 집에는 달랑 두 남매만 남겨지고 그들에게 뜻밖의 손님이 찾아온다. 빨간 모자를 쓰고 말을 하는 기상천외한 고양이, 더 캣(마이크 마이어스)이 바로 그 손님이다.
 더 캣은 소원을 들어주는 모자로 상상을 초월한 버라이어티 마술을 선보이며 아이들을 유혹한다. 더 캣의 등장과 함께 어항 속 물고기가 말을 하고, 그가 갖고 온 빨간 상자 속에서는 초절정 에너지를 가진 씽원, 씽투 쌍둥이 형제가 튀어나오는 등 집안에서는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계속된다. 그러나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사이 깨끗했던 집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해가고, 엄마가 돌아올 시간은 가까워만 간다. 샐리와 콘래드는 서서히 불안감을 느끼지만 분위기 무르익은 초대형 익사이팅 파티는 좀처럼 끝날 줄 모르는데…. 80분, 31일 개봉.
 #루니 툰:백 인 액션(감독·조 탄테)
 인류 평화를 위협하는 블루 몽키 다이아몬드를 찾아라!
 다윗 대 골리앗. 무하마드 알리 대 조 프레이저. 브리트니 스피어스 대 크리스티나 아길레나. 이 모든 경쟁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피 튀기는 각축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토끼 대 오리’의 싸움이다.
 워너 브러더스의 간판 스타인 ‘벅스 바니’와 ‘대피 덕’이 다시 한판 붙는다. 최고 스타인 벅스의 그늘에 늘 가려져있던 대피. 이 오리는 ‘영화사의 부당한 대우에 대항하여 영원히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는 것은 대피의 개인적인 발언이고 실은, 워너 브러더스의 코믹영화 담당이면서도 유머라곤 전혀 없는 부사장 케이트 휴튼(지나 엘프만)에게 해고당한다. 갑자기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 대피는, 자신을 내쫓다가 덩달아 쫓겨나는 일용직 경비원이자 스턴트 배우 지망생인 디제이 드레이크(브랜든 프레이저)가 싫어하든 말든 그에게 들러붙기로 작심한다. 졸지에 한 팀이 된 이 둘은, 디제이의 아버지이자 유명 영화배우인 데미안 드레이크(티모시 달튼)가 실은 영화에서처럼 현실에서도 진짜 첩보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상상도 못할 위험과 모험을 경험하게 된다. 9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