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천지역의 대표적 문예시설인 인천종합문예회관은 4개의 시립예술단체를 거느린 조직이다. 행정ㆍ기능직원을 비롯, 4개 예술단 단원은 현재 193명으로 한해 예산만도 65억5천여만원(99년)을 쓴다. 그러나 그 운영은 비능률과 저효율의 표본이다. 예술단의 정기공연과 회관 자체기획공연의 수적 열세에, 그나마 올린 작품도 반복된 레퍼토리, 중앙무대에 선보인 작품을 끌어오는 기획수준에 그쳐 관객들의 외면속에서 막을 내리기 일쑤다.

 이에대한 회관측 입장은 『1년간 총예산중 인건비를 제외한 운영비가 30%정도로 이중 기획공연을 위해 배정된 몫은 1억원에도 못미치는 형편』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인천종합문예회관의 운영과 공연을 활성화 할 방법은 없는가. 1년동안 예산집행과 이에따른 결과물이 무엇인지, 특히 기획공연과 관련한 내용과 문제점, 예술단 운영방식 등을 점검해본다.

 인천종합문예회관은 98년 한햇동안 총 66억3천여만원 예산을 집행했고 올해는 65억5천여만원을 배정받았다. 이중 인건비로 나가는 예산이 98년 44억여원, 99년 38억여원. 이를 제외한 운영비는 올해의 경우 27억원이다.

 그러나 대부분도 시설보수와 유지비 명목으로 쓰여져 정작 이렇다할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배정된 예산은 매년 1억원에도 못미치는 기획공연비와, 4개 예술단 공연ㆍ예술활동경비 3억원이 그 전부다.

 회관측 수입은 전적으로 시설대관에 따른 수입이 큰몫을 차지한다. 대공연장, 소공연장, 전시실 3곳, 회의장을 통해 97년에는 2억1천여만원을, 98년에는 2억5천여만원을 벌어들였다. 여기에 예술단 공연과 기획공연시 입장료 수입이 1억원정도라는 것이 대략의 살림살이 내역이다.

 문제의 소지는 그나마 책정된 공연예산도 운영 담당공무원에 의해 정해진 항목대로만 집행되는 체계로부터 발생된다. 제대로 된 조직을 갖춘상태에서야 합리적 운영이 가능하다고 전제할 때 최소한의 기획인력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는 파행적 운행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화예술계의 지적이다.

 지난해 인천종합문예회관에 올려진 기획공연은 악극 「눈물젖은 두만강」(5월30~31일), 노영심의 고전음악이야기(8월11일), 연극 「강부자의 오구」(11월21~22일), 「사랑의 송년음악회」(11월27일) 등 4편과 전시로는 여름방학기간중 동시에 펼쳐진 「세계의 희귀곤충전」 「인천의 옛모습과 교육기관전」 「마이크로 세계비경전」 등 3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소요예산은 총7천6백여만원이 들었고, 그결과 입장수입으로 7천2백여만원을 올렸다.

 수치상으로는 그나마 수지를 맞춘 기획으로 넘어갈 수 있으나, 내용면에서는 자체제작 공연 작품은 단 한편도 없이 중앙무대에 올려진 작품을 중계한데서 그친 것이 그 전부다.

 이에대한 해답은 담당인력을 보면 이해가 간다. 공연기획을 맡은 직원은 단 1명. 적은 예산으로 이만한 공연을 유치해왔다는 데 오히려 공을 살만하다. 즉 전문기획자를 확보하지 못한상태에서 수준높은 작품은 절대 기대할 수도 없다는 것이 주위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올해의 그림표도 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지난 3월 올렸던 김동규 독창회와 악극 「아리랑」(5월 예정), 어린이 연극 「징검다리」(8월), 그리고 서울발레씨어터 초청공연(11월) 등 역시 자체 제작한 작품은 어디에도 없다.

 회관측에서는 『올 가을에 선보일 수 있도록 시립예술단 창작공연 한편을 기획, 인천시에 추경예산 배정을 신청한 상태』라며 『현재 배정된 예산으로는 작품창작이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공간활용 차원에서 토요일마다 야외공연장에서 펼친 상설무료공연은 지역내 예술단체 참여를 유도, 민속예술공연과 국악, 무용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립예술단은 지난해 「시민을 찾아가는 예술단」을 내걸고 행락지공연을 비롯, 학교 순회연주회, 야외 상설춤마당 등으로 시민들 앞에 섰다. 전년과 비교해볼 때 양적으로 단연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한해가 됐지만 내용면에서는 고정된 레퍼토리에 그쳐 작품성으로 높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다.

 정기공연으로는 지난해 4개 예술단이 올린 무대가 모두 20회로 턱없이 낮은 수치다. 여기서 더욱 큰 문제는 관객들의 외면으로 공연을 찾은 유료관객수가 이를 여실히 증명해 준다. 공연시 평균 객석 점유율이 50~70%, 이 가운데 유료관객은 그 절반에도 못미쳐 실제로 98년 한햇동안 공연 전체수입은 4천만원선에서 그쳤다.

 올 한해 예술단에 배정된 예산은 38억여원. 이중 34억6천여만원이 인건비이고 운영비로 쓰일 예산은 3억7천만원이다. 내용면으로 들여다보면 정기공연에서는 예년 수준과 같은 반면, 「정오의 예술무대」 「시내순회공연」 등 기획ㆍ순회공연은 확대, 전년보다 30여회 늘려 잡았다. 회관측에서는 『올해 예술단 공연횟수는 총 146회로 이들중 상당수 공연에는 한푼의 예산 배정도 안받은채 끌어가야 하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역시 수준높은 공연보다는 양적인 공세로 이를 만회해보려는 전략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시각중 가장먼저 지적하고 있는 것이 공무원조직에 의한 운영의 특수성이다. 즉 장기적 안목에서의 책임경영이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에서는 단체 운영의 합리화나 우수 레퍼토리 개발, 작품홍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문화예술계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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