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를 지원할까, 아니면 저 회사가 내 적성에 맞을까.」

 12일 인천상공회의소 남동회관 1층 로비에는 말쑥한 정장을 차려입은 20대 남녀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로비 벽면에 빼곡하게 붙은 기업체 모집공고를 진지한 표정으로 살피는 젊은이들. 다름아닌 인천시와 인천상의가 주최한 「대졸 미취업자 특별인턴사원 모집」에 응시하려고 몰려든 취업희망자들이다.

 1층 대강당 역시 발디딜 틈이 없기는 마찬가지. 면접을 주관하는 기업관계자와 취직시험을 치르는 졸업자들, 그리고 자기차례를 기다리는 젊은이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강당안은 그들이 뿜는 열기로 가득찼다. 어떤 업체는 면접 뒤 바로 모집공고를 뗐다. 면접을 통해 인원을 충원한 것이다.

 『보수를 떠나 일자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I대학교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박기남씨(가명ㆍ28)는 노는 것도 지겹지만 경력을 쌓기 위해서라도 합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난해 졸업한 뒤 아르바이트를 하며 미취업의 설움을 달래왔다. 그는 무엇보다 부모님의 눈치를 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서울 S대 전기공학과 출신의 이성호씨(가명ㆍ27) 역시 취업재수생. 이씨는 『선배들의 경우 직장을 골라서 갈 수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미취업 대졸자를 비롯해 실직자들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주먹구구식이며 미흡한 느낌이 있다』고 지적한 뒤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실업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미취업 대졸자들은 이날 가뭄에 단비를 만난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정식직원이 아닌 인턴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모습도 감추지 못했다.

 11, 12일 이틀동안의 인턴사원 모집에는 모두 2천여명이 응시했으며 이 가운데 790여명이 최종 선발된다.

〈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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