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인회-환경을 생각하는 인천인 모임>
 “1988년 조직적인 반 공해 운동단체인 공해추방운동연합이 결성되면서 국내 환경운동은 활성화됐습니다. 90년대 낙동강 페놀유출 사고 등으로 국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환경운동연합(1993년), 녹색연합(1993년 배달환경연합으로 창립), 환경정의시민연대(1992년 경실련 환경개발센터로 창립) 등 전국적 조직을 갖춘 단체가 등장하면서 환경운동이 중요한 사회운동의 하나로 성장했죠. 정부로서는 이런 환경 NGO에 대해 국정 동반자 내지 비판자로 인식하는 건전한 파트너십을 설정할 필요가, 환경단체들은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전문성을 갖춘 합리적 대안제시자의 역할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에 있는 모 음식점. 라운드 테이블에 둘러앉은 10여명의 참석자들은 고형필 환경부 민간환경협력과장의 ‘환경분야 민간(NGO) 협력의 현재와 미래’ 주제의 발표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었다. 이어 국내외 환경시민단체간 활동상황 비교, 정부와 환경단체간의 바람직한 관계, 새만금·경인운하사업 등 환경 관련 국내 현안은 물론, 환경과 개발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인 듯하면서도 결국은 합리적으로 병행해나가야 할 명제까지 폭넓은 의견이 개진됐다.
 “우리도 개발사업을 하려면 사전에 친환경성 검토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환경규제를 규제라 하지 말고 환경친화코스트라 하면 어떨까요. 환경의 질을 높이기 위한 비용을 더 지불하는 조건에서 개발을 한다면 개발과 환경보전이 병행될 수 있을 것입니다.”(박종식), “정부와 NGO간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합의과정입니다. 일단 시작해놓고 어쩔거냐는 식의 태도는 문제입니다.”(박병상), “NGO들의 좀 더 적극적인 외교전략과 두뇌집단이 필요합니다.”(김동환). 오후 7시께 시작된 토론은 밤 10시가 넘어서야 마무리됐다.
 환경을 생각하는 인천인의 모임이라는 의미의 ‘환인회(회장·박종식)’.
 회원들은 월 1회 정례적으로 모여 ‘환경’을 주제로 생각과 지식의 깊이를 더하고, 친목도 꾀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그 첫 모임이 1999년 말 있었으니 3년반 세월이 흐른 셈이다.
 서로 바빠 한 두 달 모임을 건너뛴 적은 있었지만, 회원들은 고향 ‘인천’과 ‘환경’이라는 두가지 소중한 테마를 지켜간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까지 공부하는 자세로 모임을 유지해 왔다.
 현 회장인 박종식씨(삼성지구환경연구소 소장·부사장)를 비롯해 박호군(과학기술부장관)·한상욱(초대회장·아태환경연구원장)·김형석(전 경희대 지구환경연구소장)·김동환(월간 환경미디어 편집국장)씨 등으로 출발한 회원은 현재 40여명.
 이 모임 2대 회장을 맡았던 박호군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이 지난 3월 과학기술부장관에 등용된 것을 비롯해 심창구 현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정래권 외교통상부 국제경제국장, 류기원 전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장, 서용찬 상지대 환경공학과 교수, 원인희 국토관리청 하천국장, 이종윤 전 보건복지부 차관, 이종태 진보지질 대표이사, 이태호 CJ 부사장, 주영 한국에니메이션예술인협회 부회장, 한금동 미국 캔사스주정부 컨설턴트, 박병상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 대표(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 등 각 분야에서 명실공히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들이 망라돼있다. 박성애·윤순영 서울대 간호대 교수, 오경희 국립환경연구원 생물자원과장, 유순애 배재대 교수 등 여성 회원도 있다.
 이 중 월례 모임에는 평균 십수명이 나오지만, 모두 인천을 뿌리로 하고 있고 ‘환경’과 밀접한 일에 관여하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당발로 통하는 김동환 국장이 이 모임 결성의 매개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죠. 모임 이름에 인천을 내걸었고 회원 모두 인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거나, 인천과 연고있는 이들이지만 대외적으로 지역색을 드러낸다거나 특정 학교, 출신 등을 중심으로 뭉친 모임은 전혀 아닙니다. 학계, 관계 등 분야는 다르지만 고향 인천을 친환경적 도시로 가꾸는 일에 앞장서고 싶은 마음과, 환경 관련 정보교환과 지식습득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조용히 활동하고 있지요.” 박종식 회장의 설명이다.
 이들은 지난 4월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 인천시와 지역 인사들의 관심속에 환경과 삶을 주제로 한 세미나(인천 경제특구 지역의 환경전망과 대책)와 전시회를 열고 환경보전 및 환경정책의 중요성은 물론 인천을 친환경도시로 가꾸기 위한 방안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정례모임을 통해 활발한 토론을 벌이고, 이를 책자로 묶어내는데서 한단계 더 나아가 고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의 발로였다.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을 토대로 환경분야에서 무언가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환경’은 이제 모든 분야에서 고려하지 않으면 안될 가장 중요한 테마가 됐습니다. 그런 만큼 고향에서도 필요할 때 불러주시면 회원들은 기꺼이 가서 인천을 친환경적 도시로 만드는데 힘이 될 것입니다.” 모임의 간사를 맡아 회원과 인천간 다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김동환 국장의 말이다. <손미경 기자> mimi@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