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현옥씨의 두 번째 수필집 ‘나무’(274쪽·수필과 비평사)가 나왔다.
‘나무’는 작가의 말대로 ‘가만히 앉아서 사유의 우물에 물이 고이기만을 기다리기 보다는 애써 물줄기를 찾아 나서면서’ 쓴 것이다.
작가는 계절의 오고 감을 예사로이 지나치지 않고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어수선한 세상에서도 봄이 오면 어김없이 꽃을 피워내는 꽃나무들은 인간이 닮아야 할 자연의 순리다.
나무는 ‘꼴찌의 대물림’ ‘소금창고’ ‘강물처럼 넘치고 싶다’ ‘사북, 그 아름다운 폐허’ ‘떠나고 돌아올 수 있음에’ 등 모두 5부로 구성돼 있다.
나오는 수필들은 자연을 관조하며 인생의 의미를 곱씹고 있으며 여행을 하며 느낀 복잡다단한 감정을 깔끔하게 풀어내고 있다.
수필가 한상렬씨는 “엄현옥 수필은 우리 수필계의 난무한 신변잡사에서의 일탈이며 소재주의적 수필 쓰기에서도 상당한 거리를 확보하고 있다”며 “서정적이면서도 간결한 문체, 탄력있는 구성법, 정련된 수필어의 사용, 밀도있는 문장쓰기와 주제 구현의 적확은 수필문학성 확보에 기여한다”고 평하고 있다.
전남 장흥 출신인 엄씨는 96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으며 첫 번째 수필집 ‘다시 우체국에서’(98·문학관) ‘가끔 외줄을 타고 싶다’(공저) ‘봄날은 간다’(공저) 등의 책을 펴낸 바 있다.
그는 현재 인천수필시대 회장, 제물포수필문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9천원. <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