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가정과 가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전시회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갤러리에서 오는 18일까지 계속된다.
가정의 달을 맞아 특별히 꾸며진 이 작품전은 붕괴나 해체 등의 위기 속에서 ‘가족’이 갖고 있는 소중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회구조적 문제에서 경제적 위기상황, 구성원간 표현과 소통의 갈등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옛 모습은 급격히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고 포용할 수 있는 존재로, 또 회귀의 안식처로 여전히 우리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11명의 작가들은 평면과 입체 작품 30여 점을 들고 이런 문제를 다시 한 번 제기하며 잃어가는 ‘가족’의 원래 모습을 되살려내려 애쓴다.
다섯 점의 유화를 선보이는 이주리는 소녀와 같은 감성으로 가족과 그 들의 생활공간을 표현해 낸다. ‘준호의 오후’는 훌쩍 커버린 아들의 어릴적 모습을 담은 것으로 고양이를 삽입시켜 따뜻하고 정겨운 가족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부부를 오페라의 주인공으로 재미있게 연출해 낸 ‘부부’, 집안에서 느껴지는 평온하고 아늑함을 옮겨놓은 ‘Happy time’ 등은 동화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한다.
이종구는 ‘김씨 부부’를 통해 가장 고전적인 가족의 모습을 그려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촌로부부의 사진 찍는 듯한 장면인 이 작품은 고향에 계신 노 부모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림 한 쪽 구석에 자리잡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글귀는 소리없이 사랑으로 자식들을 뒷바라지 해 온 부모의 모습과 겹치며 잔잔한 감동을 불러온다.
이송은 결혼식 장면인 ‘천생연분’에서 험난한 부부생활을 암시하려는 듯 신랑, 신부의 모습을 소주병과 북어의 이미지로 표현하는 기발한 재치를 발휘한다.
박충의는 시골 논바닥에서 썰매를 타는 형제들을 그린 ‘판화와 돌판각’ 작품을, 박선영은 아기에 대한 모성을 육아일기 형식으로 각각 보여준다.
이 밖에 홍윤표는 어린 자매의 다정한 모습을 담아냈고 이소윤은 핸드폰이 현대 가정에 미치는 영향과 상황들을 입체 작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032)430-1157 <정찬흥기자> chjung@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