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어른 요금 내다니
 서구에 사는 김모씨(39)는 최근 어처구니 없는 대중교통체계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초등학생 딸(11)과 함께 새로 분양받은 영종도 공항신도시 아파트를 구경할 겸 들뜬 마음으로 112번 좌석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김씨의 기분은 잡치고 말았다.
 “아니 대한민국 어느 노선버스가 어른과 아이 구분없이 똑같은 요금을 받는 답니까?” 애꿎은 운전기사에게 퉁명스런 투로 말을 던지고 말았지만 김씨의 언짢은 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김씨가 낸 좌석버스 요금은 현금으로 2천4백원, 꼬맹이 딸도 똑같은 요금을 물어야 했다.
 인천시내∼영종도행 좌석버스가 요금의 무풍지대란 지적이다.
 인천지역 영종도행 대중교통은 좌석형 일반버스 112번과 직행좌석버스 306번. 이들 좌석버스 요금은 2천4백원(교통카드 사용시 2천2백원)이다.
 그나마 306번은 교통카드 단말기가 설치되지 않아 현금으로 2천4백원을 내야만 하는 형편이다.
 문제는 시내구간에는 학생과 성인요금에 차등을 두고 있지만, 신공항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할때는 어른과 아이에 구분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112번과 306번은 시내구간에서 학생의 경우 교통카드 사용시 700원과 1천3백원을 받는다. 그러나 신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할때 요금은 아이, 어른할 것 없이 모두 2천2백원∼2천4백원이다. 할인요금이 철저히 배제되는 것이다.
 이들 좌석버스를 운영하는 강인여객측은 하루 손익분기점인 33만원을 밑돌아 어쩔 수 없이 아이과 어른을 같은 요금으로 받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시내구간과 신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손님에다 아이와 어른들의 요금을 따로 구분할 경우 교통카드 단말기의 해독 등 기술상의 어려움이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인천의 좌석버스와 다른 요금체계로 운행하고 있다. 서울역∼인천국제공항간을 운행하는 직행버스의 경우 초등학생과 그 이상의 승객 요금을 확연히 구분하고 있다. 초등학생은 4천원, 그 이상 나이의 승객은 6천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영종도를 운행하는 모든 좌석버스에 대해 다음달 10일까지 교통카드 단말기를 모두 설치토록하고 요금인상 인가를 통해 시 지원금을 늘려서라도 학생과 성인간의 차등요금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환기자> hi21@incheontimes.com